[사설]

중국 연변(延邊) 지용제(芝溶祭) 행사가 연고가 없는 저장성 항저우(杭州)에서 2년째 열린다는 보도다. 옥천문화원은 제22회 연변지용제를 28?29일 양일간 항저우 사범대학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용제는 '향수'로 널리 알려진 충북 옥천 출신 시인 정지용의 문학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매년 열리는 문학축제다. 옥천에서는 그의 생일인 5월 15일을 전후하여 열리고, 연변에서도 매년 가을 별도의 행사가 개최된다.

지난해 사드(THAAD·고도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이 불거지면서 연변 지용제가 후폭풍을 맞았다. 이 행사를 주관한 중국 측 연변작가협회가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발을 빼는 바람에 1997년부터 2016년까지 20년간 매년 연변서 열린 지용제는 부득이 장소를 옮겨야만 했다. 순수문학행사까지 사드의 여파가 미쳤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행사의 맥이 끊길 것을 우려한 옥천문화원은 항저우 사범대학으로 무대를 옮겨 21회(2017년) 행사를 치렀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연변 지용제(22회)도 항저우 사범대학에서 개최를 앞두고 있다. 연변 지용제가 연고도 없는 도시를 떠돌면서 본래 취지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옥천문화원은 이 행사에 2000여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옥천문화원은 내년에는 원래대로 연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연변 주최 측이 제안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연변 지용제는 1997년 옥천 지용제에 연변작가협회 회원들이 참석하면서 인연이 됐다. 유망한 동포 문학인을 발굴하기위해 제정된 연변 지용제는 실제 우리 동포들의 창작 의지를 북돋우고, 정지용의 문학정신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연변에서 지용제를 개최하면 나름 이점이 있을 것이다. 어떻게 활성화 할 건지 지혜를 모아야겠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