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부영 한서대학교 교수(경영학박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좋은 속담이다. 천고마비의 계절에 새 곡식과 햇과일이 나오고 만물이 풍성하니 이 아니 좋으리요. 추석(秋夕)을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 이란 뜻일텐데, 이번 추석은 유난히도 밝은 보름달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추석은 본래 농경시대를 살아왔던 우리네 조상들의 생활습성이 가장 잘 배어있는 명절이다. 물론 시대가 바뀌면서 의미가 퇴색되어 간다고 염려도 한다. 하지만, 추석은 교통체증의 불편함을 감수해가며 고향을 찾는 민족 최대의 명절임에 틀림없다. 어디 이 뿐이랴? 추석명절은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연휴시간과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주는 고마운 풍속이기도 하다.

이번 추석 연휴동안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하나는 좋아하는 판소리 공부를 보다 집중하여 연마할 수 있어서 좋았고, 또 하나는 세계적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을 조명해보고 노래를 따라 배우며 흥얼거려본 것도 필자에겐 퍽 즐거운 연휴시간이었다. 더구나 추석 명절날에 ‘방탄소년단(BTS)’ 이 UN의 초청을 받아 방탄소년단 리더 RM(24)이 연설을 해 그 의미가 더해졌다.

‘방탄소년단(BTS)’을 접하면서 우리의 소중함과 우리 것의 즐거움을 더욱 만끽할 수 있었다. 금년 5월과 9월, 저명한 ‘빌보드 차트’에서 1위에 등극한 힘은 무엇인가? 우리 문화의 우수성, 흥과 가무(歌舞)에 능했던 민족적 DNA, 한국인만의 창의적 장인정신, 그리고 1992년 데뷔한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계속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온 ‘K-POP’의 세계적 대중성 등등 여러 요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밑바탕 아래 소속 멤버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에 ‘방탄소년단(BTS)’ 이 연일 최초, 최고, 최단기록을 세우며 전세계를 ‘BTS’ 열풍에 빠뜨려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발표한 ‘방탄소년단(BTS)’ 새앨범 ‘LOVE YOURSELF 結 ‘Answer’’의 타이틀곡은 ‘IDOL’이다. 이 ‘IDOL’ 곡의 뮤직비디오를 접하면서 너무나 한국적인 요소와 멋에 놀라웠다. 한옥의 모습과 한복, 전통국악장단, 한글, 북청사자놀이 등이 아름다운 영상 곳곳에 어우러져 있다. 한국 전통 양식을 차용한 화려한 세트를 바탕으로 영상 시작부터 끝까지 즐거움을 선사해 주고, ‘IDOL’ 안무 또한 아프리칸 댄스 구아라구아라와 한국의 사물놀이 및 탈춤이 만나 흥겨운 분위기를 더해준다.

국악을 좋아하고 판소리를 배우고 있는 필자 입장에서 이번 뮤직비디오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한복을 입고 등장한 방탄소년단이 한국의 전통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팔각정에서 ‘덩기덕 쿵더러러러’ 굿거리 장단에 맞춰 어깨춤을 추며 노래하는 모습이리라. 나도 모르게 ‘IDOL’ 가사와 선율, 춤사위와 심취해 빠져 들었다. 어디 필자 뿐이랴? 한국적인 포인트를 뽑아 세련되게 음악과 뮤직비디오에 녹아내면서 세계 젊은 이들을 끌어 들이고, '우리 것' 의 즐거움이 세계적인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으니, 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행복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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