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갈등 여파 연변작가협 난색 “본래 취지 잃고 있다” 지적 제기

중국 연변(延邊)에서 향수의 시인 정지용(鄭芝溶·1902∼1950)을 기리는 문학행사가 사드(THAAD·고도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이후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로 무대를 옮겨 2년째 열린다.

옥천문화원은 28일부터 29일까지 항저우 사범대학에서 제22회 연변지용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1997년부터 20년간 우리 동포가 많이 사는 지린(吉林)성 연변에서 개최됐다. 연변 지용문학상 제정 등을 통해 동포들의 창작 정신을 북돋우고, 정지용 문학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사드 갈등이 불거지면서 중국 측 파트너인 연변작가협회는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발을 빼기 시작했다. 행사의 맥이 끊길 것을 우려한 옥천문화원은 고심 끝에 작년 9월 항저우 사범대학으로 무대를 옮겨 21회 행사를 치렀다. 주관 단체도 연변작가협회에서 산하 기구인 남방창작위원회로 변경됐다.

이후 사드 갈등은 어느 정도 누그러졌지만, 연변작가협회는 여전히 행사 개최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행사 역시 항저우 개최로 정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연변지용제가 연고도 없는 도시를 떠돌면서 본래의 취지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옥천문화원은 일단 올해까지 항저우 행사를 연 뒤 내년에는 연변으로 되돌아가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문화원 관계자는 “중국 측에도 이런 의견을 전달했다”며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행사를 위해 옥천문화원은 중국 측에 25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으며 김재종 군수와 군의원, 문화예술인 등 39명의 군민사절단이 행사장을 방문한다.

옥천=박병훈 기자 pbh050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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