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근 남북 과학기술의 협력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향후 전망 및 중장기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전문가 회의를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판문점 시대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시혜에서 호혜로’를 주제로 열린 회의에서는 10여년 이상 북한 정치·경제 및 과학기술을 다뤄온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참석해 4·27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급진전 된 남북 및 북미 관계를 조망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변학문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북한이 2000년대 초부터 과학기술 중시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전 인민의 과학화·정보화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관련 과학자 우대 조치로 정보통신, 기계 산업 등 일부 분야는 나름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변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남북 교류협력은 ‘남측의 자본·기술, 북측의 자원·인력’이라는 시대착오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일방적 지원이 아닌 상호 이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IT·과학기술 분야를 취재해온 강진규 NK경제 기자는 그동안 해커로만 인식된 북한 IT 개발자들의 모습을 소개했다. 강 기자는 조선컴퓨터센터(KCC) 온라인 커뮤니티를 예시로 블록체인, 머신러닝 등 최신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북한의 변화상을 주목했다.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은 이번 전문가 회의를 바탕으로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 및 환경, 정책 등을 분석해 남북 과학기술 협력의 중장기 의제 및 유망 협력 분야를 도출할 예정이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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