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채용공고 일부 기업만, 대기업 규모 확대와 대조적…
취업문 갈수록 더 좁아지기만, 취준생 “추석명절… 맥 빠진다”

슬라이드뉴스1-취업박람.jpg
▲ 사진 = 충청투데이 DB
내달부터 본격적인 하반기 공채가 시작되지만 대기업과 공기업을 제외한 지역 기업의 공채 계획은 잠잠하다. 지역 기업 대부분이 내수침체 장기화로 경영악화를 겪으면서 공채 규모를 대폭 줄일 것이란 전망에 하반기 공채 준비로 바쁜 추석명절을 보내야 할 구직자와 취업준비생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20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과 잡코리아, 워크넷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하반기 채용 공고를 낸 지역의 강소 및 중견기업은 일부기업 뿐이다.

우선 공기조화장치 제조업 한온시스템㈜은 R&D와 기계설비 부문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채용 규모는 미정이다. 인조대리석과 합성왁스 제조업의 라이온켐텍은 연구개발부문에서 1명의 신입사원을,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정보 제공업 ㈜케이티씨에스는 회계부문에서 1명의 경력직을 채용한다.

지역 강소기업 가운데는 디지털 보안장비 개발업체의 아이디스가 생산부문에서 신입과 경력직을 모두 채용하지만 채용규모는 미정이다.

의료용 기기 제조업 ㈜셀바스헬스케어와 기타 기초무기화학물질 제조업 ㈜화인테크는 각각 상품기획과 연구개발 부문에서 신입 및 경력직 채용을 준비 중이다.

이는 대기업 등의 하반기 채용 확대 움직임과는 사뭇 대비되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 롯데그룹, KT그룹 등 대기업은 일찌감치 하반기 공채 규모 확대를 확정짓고 채용에 돌입, 내달 초부터 입사시험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금융권에서도 신한은행이 상반기 500여명 채용에 이어 하반기 300명 채용을 예고했다.

오랜 기간 취업을 준비해 온 지역 구직자와 취준생들은 이 같은 상황이 달갑지 않다. 결국 대학을 졸업하고도 수년째 취업을 하지 못해 단기 근로계약직을 전전하는 청년실업층은 갈수록 두터워지는데다 조기 및 중도퇴직한 직장인들마저 취업 대열에 합류하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 취업의 문은 갈수록 좁아지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지역 강소 및 중견기업으로 눈을 돌려 취업의 기회를 잡으려 하지만 이마저도 채용 축소 분위기에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힘든 상황이다.

취업준비생 최모(대전 서구·28) 씨는 “대기업이나 공기업 취업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지역 기업으로 눈을 돌리려해도 채용 규모가 너무 적다”며 “하반기 공채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마음으로 추석명절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어야 하지만 축소된 지역 공채 분위기에 맥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내수침체와 소비심리 저하로 지역 기업 대부분이 경영환경 악화를 겪으면서 예년과 비교했을 때 공채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분위기”라며 “최근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경제협력으로 기업경기전망이 살아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지역의 경우 사실상 직접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워 채용 규모 확대 동력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