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 썼다”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들어 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일 2박3일 동안의 평양남북정상회담을 백두산 정상에 함께 오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6시39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차량을 이용해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으로 향했다.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 부부를 북한의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환송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삼지연 공항에서 만나 함께 백두산에 올랐다. 백두산 정상에 오른 문 대통령은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나가야 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다.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 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오늘 천지에 내려가시겠습니까"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이 "천지가 나무라지만 않는다면 손이라도 담가보고 싶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로 내려간 문 대통령 부부는 김 위원장 부부와 함께 천지 주변을 산책했고, 김 여사는 준비해온 생수병에 담긴 한라산 물을 천지에 조금 부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천지에 손을 담가 물을 뜬 뒤 한라의 물이 담긴 생수병으로 천진의 물을 옮겨 담았다. 김 여사도 한라산 물이 담긴 생수병에 천지의 물을 합수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만 이렇게 돼 있어서 좀 가물 때는 마른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오찬을 한 뒤 오후 3시30분 삼지연 공항을 출발해 오후 늦게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9일 전 세계가 지켜보는 생중계 화면 앞에서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후 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이번 약속을 계기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국민들과 세계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북은 양국 간 군사적 적대관계 해소 및 교류협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획기적이고 구체적 실천방법을 함께 발표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대한 '깜짝 발표'까지 이어져, 남북정상이 선언문에서 공언한 대로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진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역사적 전기가 될지 주목된다.

평양공동취재단·서울=박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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