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곽은선 청주 주성초등학교 교사


18년 동안 음성에서 교사로 근무를 했던 나는 2016년 3월 1일, 청주 주성초등학교로 근무지를 옮겼다. 청주 도심에 있지만 전교생 180여 명 정도 되는 작은 학교였다. 그간의 경력으로 웬만한 업무 처리는 어렵지 않았으나 학교 사업으로 새로 지정된 두드림학교 프로그램은 명칭도 생소했고 낯선 근무 환경 속에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막막했다.

다행스럽게도 청주교육지원청에서 두드림 프로그램을 처음 맡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두드림 프로그램 운영 사례 등을 보면서 다문화 가정, 맞벌이 가정의 비율이 높고 다른 학교에 비해 공교육 의존도가 높은 우리 학교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두드림학교는 학력이 부족하거나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꿈과 끼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학교 내 다양한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토대를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학습부진이 야기된 원인을 다각적으로 파악해 적절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기초학력 향상뿐 아니라 학생 스스로의 성장 동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우리 학교만의 두드림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하고, 교직원이 참여하는 두드림 팀을 조직했다. 학습 관련 프로그램 외에도 학습 동기를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교사와 두드림 대상 아이들 사이의 소통을 목적으로 운영된 ‘사제동행 행복Day’와 토요휴업일을 활용한 ‘행복채움 토요열린교실’이다.

사제동행 행복Day는 방과 후에 영화관람, 서점 나들이 등 학급별로 특색 있게 운영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감이 높았다. 행복채움 토요열린교실에서는 학교 및 학교 주변 시설을 활용한 미술, 과학체험, 문화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두드림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정 형편이 열악해 교육 관련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로 입학했던 한 어린이는 학교생활을 하는데 다른 아이들과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평소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없었고, 자신감 부족으로 친구 사귀는 것을 힘들어했다. 그러나 두드림 프로그램을 통해 한글을 해독하게 됐고 2학년이 되기 전에는 교장 선생님께 동화책을 읽어드릴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다. 자신감이 신장됨에 따라 친구들과도 잘 지내게 됐고 3학년이 되어서는 부반장으로 당선되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 힐러리 클린턴이 인용하면서 유명해진 말이다. 3년째 두드림학교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나는 이 말을 잊지 않고 있다. 이 말을 통해 한 아이가 제대로 자라기 위해서는 그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곤 한다.

아이들이 두드림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되는 모습을 보고 이 사업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지금도 아이들 가까이에서 힘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큰 감동을 느낀다.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시는 교육감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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