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오월드 사육장을 탈출한 퓨마가 결국 사살된 건 안타까운 일이다. 멸종위기종인 퓨마를 꼭 사살했어야만 했느냐는 논란과 함께 동물원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그제 오후 5시께 사육장을 탈출한 퓨마는 같은 날 밤 9시44분 수색대에 사살되면서 4시간 30분 동안의 퓨마 탈출사건은 막을 내렸다. 오월드는 퓨마가 마취총을 맞고도 쓰러지지 않자 최후의 수단인 사살 방법을 선택했다.

오월드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퓨마를 포획하려했으나 날이 어두워져 사살했다"고 밝혔다. "퓨마 탈출로 시민안전을 위협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도 중요하지만 시민안전이 최우선이란 점에서 퓨마사살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마취총 한발을 쏜 후 얼마 뒤 사살한 것을 두고 과잉대응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마취총을 여러 발 쏘거나 마취액의 농도를 강하게 조절할 수 없었는지 밝혀내야 한다.

사육동물 관리 부실로 시민들을 한동안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한 대전도시공사와 오월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사소한 부주의가 엄청난 소동을 초래했다. 사육장 청소를 마친 뒤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기본 수칙만 잘 지켰어도 퓨마가 사살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대전시가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시민들에게 퓨마 탈출 소식과 함께 주의 조치를 신속히 내린 건 적절한 대응이다.

동물원의 맹수류 탈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11월에는 대전시 중구 보문산 주변의 한 사설 동물 관람시설에서 새끼 반달곰 한 마리가 탈출했다 붙잡히기도 했다. 맹수류 탈출은 대부분 관리 소홀에 기인하는 만큼 사육사 등에 대한 교육 강화가 요구된다. 맹수류 탈출에 따른 대처 매뉴얼도 다시 한 번 점검해보기 바란다. 퓨마 사살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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