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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지침서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2018년 09월 20일 목요일 제23면     승인시간 : 2018년 09월 19일 19시 03분
[충청로2] '추억'은 안돼도 '추하지'않은 추석 되길

▲ 아이클릭아트 제공
☞추석(秋夕). 가을의 저녁.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다. 다른 말로는 한가위다. '한'은 '크다', '가위'는 '가운데'란 뜻이다. 고로, 한가위는 8월(가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다. 보름달에서 느껴진다. 또 '수확의 계절'이다. 오곡백과가 익는다. 고생한 봄·여름의 보상기다. 그래서 풍요롭다. 마음 또한 넉넉하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다. 항상 이날처럼 즐겁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요즘은 추석마저 풍요롭지 못하다. 차례상 비용이 만만치 않다. 조사 결과 평균 26만1984원(대전 기준)이 필요하다. 작년보다 1만6000원 늘었다. 기록적인 폭염 탓이다. 가장 오른 건 '시금치'다. 지난해보다 무려 144.9%가 올랐다. 시金치가 따로 없다. 그 다음은 102.6% 오른 '대파'다. 과일도 안심할 순 없다. 사과, 배, 대추, 밤이 고온에 당도가 떨어졌다. 당도가 높으면 값도 오른다. 고충은 이뿐만이 아니다. 귀향길도 한숨이다. 충청권 기름값은 올해 1월부터 꾸준한 증가세다. 최고가를 자꾸 갈아치운다. 대전 휘발유 판매 가격(13일 기준)은 ℓ당 1627.26원이다. 지난달 중순보다 16원 이상 올랐다. 서민들에겐 이래저래 괴로운 추석이다. 웃지 못할 명절이다.

☞마음만은 풍요롭고 싶다. 명절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하다. 지출·잔소리·가사 삼중고(三重苦)다. 오죽하면 직장인 절반이 "차라리 출근하고 싶다"고 답했을까. 잔소리는 끝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도 그대로다. 학생에겐 '성적', 취준생에겐 '취업', 미혼에겐 '결혼', 부부에겐 '출산'을 묻는다. 관심이라는 탈을 쓴 오지랖이다. 가족이라고 '간섭권'이 있는 건 아니다. 걱정된다면, 차라리 묵묵히 격려해줘라. 가사 스트레스도 문제다. 시대가 달라졌다. 하지만 현실은 그대로다. 거의 여자가 독박한다. 남녀 모두 잘못된 걸 안다.

☞조금만 양보하면 된다. 나는 종갓집에 시집왔다. 게다가 맏며느리다. 내 이런 칭호를 가장 걱정했던 건 엄마였다. 엄마 역시 종갓집 맏며느리다. 덜렁이인 딸이 오죽 걱정됐을까. 그런데, 시댁은 달랐다. 차례상을 차릴때 놀랐다. 거의 어머님이 하시지만, 남자들도 한다. 아버님도, 남편도, 서방님도 전을 굽는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물론, 변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변하면 산뜻해진다. 모두가 행복해야 진정한 명절이다. 잔소리도, 조선시대 마인드도 없길 바란다. 추석, 추억은 안 되더라도 서로 추해지진 말자.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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