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용 단백질인 시알산은 여러 종의 세포나 추출물들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글리콜뉴라민산(Neu5Gc)을 비롯한 시알산도 그중 하나다.
포유류 세포 및 추출물로 만든 글리콜뉴라민산을 섭취하면 우리 몸에서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반복적으로 투여하는 의약품에서 함량을 정확히 확인하는 건 이 때문에 중요하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액체 크로마토그래피를 사용해 글리콜뉴라민산을 분리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이때 또 다른 시알산인 아세틸뉴라민산(Neu5Ac)과 구분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유도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유도체화는 분석 대상 물질 검출 감도를 높이기 위해 적당한 유도체로 변환하는 것을 뜻한다.
연구팀은 유도체화 없이 기체상 '주인-손님' 화학법이라고 불리는 방식을 이용해 두 종류의 시알산을 높은 감도로 정량했다.
'주인-손님' 화학은 주인 역할을 하는 분자가 자신의 분자 구조 안에 손님 분자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서 안정한 복합체를 형성하는 현상이다.
연구 결과 두 시알산의 용액 상태의 농도비는 기체 상태에서 주인-손님 복합체 비율과 비례했다. 복합체 형성 비율은 주인 분자 구조 인식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이 점을 이용해서 각 시알산 복합체 이온 세기를 비교해 분석하는 원리다.
개발된 분석법은 글리콜뉴라민산을 최소 농도 1.6pmol(피코몰)까지 정량할 수 있다.
유도체화가 필요한 기존 분석법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대표적 치료용 단백질인 세툭시밥이나 에리스로포이에틴 등을 포함한 7종의 당단백질에서 시알산 함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준곤 교수는 “새로운 질량분석법 기반 분석법을 개발하고, 이를 실제 현장에서 겪는 문제 해결에 적용한 사례”라며 “분석이 어려운 다른 표적 물질에도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달 28일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ACS)에 실렸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