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이응노, 대전을 넘어 세계로>
과거 10년 성과 재조명했다면, 향후는 예술근원 찾는 작업 필요
지역민 접근성 높여 관심 올리고, 문화콘텐츠 개발·출판도 이뤄져야

글싣는 순서
上 대전의 자랑, 이응노 미술관
<下> 이응노, 한국의 피카소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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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고암 이응노 화백이 단순한 동양화가가 아닌 ‘한국의 피카소’로 거듭나기 위해선 대전이응노미술관(이하 미술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그동안은 고암의 예술정신과 작품 자체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작품의 예술적 근간을 깊이 있게 연구할 수 있는 학술적 측면의 기능 보강이 이뤄져야 할 때다.

◆지역 대표 문화브랜드 위상 확고해야

이응노 화백의 국제적 명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전제로는 미술관이 위치한 그 지역사회에서부터 먼저 뛰어난 가치를 공고하게 인정받아야 한다. 해당 지역사회와 시민이 알아주지 않는 예술가의 작품과 예술정신의 국제화는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이를 위해 보다 많은 지역의 학생들과 청년들이 미술관을 스스로 찾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동구와 중구 등 대전의 원도심간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힘써야 함을 피력했다. 현재 미술관과 지하철역이 연결돼 있지 않고 시내버스 역시 3개 노선뿐이다. 무엇보다 대중교통 노선 확충이 시급하다. 아울러 내년 ‘대전방문의 해’를 맞아 미술관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역시 강구돼야 한다. 이응노미술관이라는 전국 어디에도 없는 지역의 도시브랜드를 살려 고암의 예술세계를 홍보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출판 활동 강화

그간 10년은 고암이 이뤄낸 성과를 재조명했다면 앞으로 10년은 이응노의 예술세계를 새롭게 발굴해 나가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실제로 이응노의 문자추상이 어디서 왔는지, ‘군상’의 근원이 무엇인지 등 그의 예술적 본질을 미술관 자체 연구·출판을 통해 발표돼야 한다.

국제화를 이루려면 해외에 이응노를 소개하는 출판작업, 즉 책 발간이 중요하지만 현재 미술관 출판 활동은 국내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다 섬세한 번역 작업과 필진의 다양화가 요구된다. 도록의 화상도 역시 기존보다 높아야 하고 인쇄·디자인도 국제적 수준으로 도달할 시점이다. 현재 미술관은 운영지원팀과 학예연구팀 2팀으로 운영되며 인력은 총 9명이다. 이를 위해선 학예팀과 연구·출판팀이 분리돼 전문조직이 확대돼야 한다.

◆전시·교육 공간 확보

대부분 미술관은 작가의 대표작을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도록 상설전시장과 특별한 컨셉을 갖고 일정기간 진행되는 기획전시장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이응노미술관의 경우 공간이 협소해 상설전시가 불가능한 상태다. 아카이브 역시 전시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 공간 미확보로 어려운 실정이다.

미술관에서 이뤄지는 각종 교육·세미나는 교육시설이 부재한 탓으로 인근에 위치한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지호 관장은 “사실 교육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한데 현재 아이들에게 이응노 예술정신을 조명하고 가르칠 수 있는 교육공간이 전무하다. 콘텐츠는 대폭 증가했지만 이를 하드웨어가 따라오질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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