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환 한국소비자원 대전지원장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놀라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배달 문화라고 한다. 음식에서 비롯해 각종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품목과 장소를 불문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곳으로 신속하게 배달해 주는 서비스에 놀라워한다. 혹자는 우스갯소리로 배달의 민족답다고도 한다.

한국통합물류협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 택배 물동량은 약 23억 1900만개로서 전년 대비 13.3%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5조 2146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국민 1인당 택배 이용횟수는 연 44.8회이고 이를 국내 경제활동인구로 환산하면 성인 1인당 이용횟수가 84.9회로 전년 대비 9.2회나 더 이용한 것이며 매년 증가추세다. 국내 택배 물동량이 증가하는 만큼 택배로 인한 소비자 불만 및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추석 무렵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택배 관련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전복이나 고등어 등 해산물을 택배 함에 넣어 놓고도 소비자에게 배송 사실을 알리지 않아 내용물이 부패하는 사례, 추석 차례 용품을 엉뚱한 주소지로 배달하거나 분실 또는 배송 지연으로 추석 날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 등 다양한 소비자 피해가 접수되고 있다. 이러한 택배 관련 소비자 피해는 매년 추석 무렵(9~10월) 집중적으로 발생되고 있으며, 최근 3년간(2015~2017) 매년 9~10월 사이 접수된 택배 관련 소비자 피해는 964건에 달했다.

택배 물량이 집중되는 추석이나 설 명절 기간에도 택배천국 이라는 명성과 편리함을 누리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소비자는 명절 용품의 경우 택배 물량이 일시에 몰려 배송이 늦어질 경우를 대비 시간적 여유를 두고 배송을 의뢰하되 부패나 변질이 우려되는 식품은 신속 배달이 가능한 특송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선물을 보내는 사람은 받는 사람에게 물품 종류와 수량 및 배송날짜를 미리 알려주고, 받는 사람도 직접 택배를 받지 못할 경우 경비실 등에 물품 도착 여부를 적극 확인해야 하며, 받은 물품은 곧바로 파손, 변질 여부를 확인하고 문제가 있는 경우 즉시 택배업체에게 알리고 문제의 물품은 해결될 때까지 잘 보관해 두둬야 한다.

사업자(발송자)는 파손이나 훼손의 우려가 있는 물품 배송 시 완충재 등으로 꼼꼼하게 포장한 후 ‘파손주의’ 문구를 표기하고, 운송장에 배송 예정일을 기재하는 노력을 기울이면 가장 많이 발생하는 파손·훼손 피해를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택배기사는 내 가족에게 보내는 선물이라는 생각으로 제 곳에 제때 물건이 도착할 수 있도록 힘쓰고, 받는 사람에게 직접 전달하지 못할 경우 배송완료 문자를 보내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택배분실 사고를 줄이게 될 것이다.

이번 추석은 택배로 선물을 주고받고 명절 용품을 구입하는 우리 모두가 혹자의 우스갯소리 마냥 배달민족의 자랑스러운 배달 서비스를 만끽하는 즐거운 명절이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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