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이응노, 대전을 넘어 세계로>
대전이응노미술관 개관 10년, 작품연구·해외진출 노력 전개
미술관 터잡은 지역과 융화해야, 시민 관심 유도할 방안 필요성

글싣는 순서
<上> 대전의 자랑, 이응노 미술관
下 이응노, 한국의 피카소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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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한국 현대미술의 근간을 이루는 고암 이응노 화백이 올해 도불(渡佛) 60주년을 맞이했다. 이른바 ‘동백림 사건’으로 옥고를 겪고 시대와 불목한 고암이 최근 국내를 넘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세르누치박물관과 퐁피두현대미술관에서 각각 대규모 회고전과 기증전이 열린 가운데 한국의 피카소로 유럽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렇듯 고암의 업적과 예술정신이 국내·외적으로 재조명 받기까지는 대전이응노미술관(이하 미술관)의 역할이 컸다. 이응노 화백의 세계화, 그 선봉에 자리한 미술관은 지난해 개관 10주년을 맞이하며 대전지역의 도시브랜드를 향상시키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응노 화백의 예술정신과 함께 미술관 향후 10년을 조망해보고자 한다.

미술관은 고암 이응노 화백의 예술세계를 조명하고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중책을 안고 지난 2007년 5월 대전에 개관했다. 개관 이후 10년간 미술관은 이응노 화백의 생애와 작품 자체를 알리는데 집중했다.

먼저 화백의 미술 작품과 자료의 학술적 연구를 바탕으로 소장품 전시 및 각종 기획 전시를 추진했으며, 고암의 우수한 미술작품을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는데 힘썼다. 현재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수(2017년 기준)는 총 1357점(기증 1308점, 구입 47점, 기타 2점)으로 회화가 652점으로 가장 많고 판화(207점), 조각(122점), 판화원판(161점), 디자인(59점), 드로잉(38점) 등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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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이응노미술관
내년 이응노 화백 서거 30주기를 앞두고 올해도 역시 고암의 작품은 미술관을 주축으로 해외에 대거 진출했다. 올해 초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박물관에서 열린 ‘금강산-한국 미술 속의 기행과 향수’ 전에서 이응노 초기 금강산 작품은 크게 소개됐다. 내년 LA 라크마 뮤지엄에서 개최되는 한국미술 소장품 전시에도 이응노 작품이 걸릴 계획으로 고암의 세계적 열기는 한동안 식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 근현대사와 얽혀 저평가 됐던 고암이 이렇게 미술관을 기반으로 세계적 반열에 진입하게 되자 대전에서도 이응노를 지역의 브랜드 가치로 정립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가 휴가기간 미술관을 방문하며 미술관 유치에 대한 대전시의 선택을 호평한 바 있다. 이지호 대전이응노미술관장은 “2012년 미술관 운영을 맡은 이후 지금까지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이응노 국제화를 위한 해외전시”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아무리 이응노의 명성을 세계적·국제적으로 알리고자 노력해도 미술관이 위치한 그 지역과 융화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대전시민들이 이응노를 관심 갖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미술관이 해야 할 우선적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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