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취수… 1차 채수 마쳤으나 잦은 비로 2차 채수 전 가동중지
오염여부 판단 불가능한 상황, 내년 도수로 재가동까지 기다려야

금강~예당저수지 도수로가 올해 첫 취수를 실시했지만 이에 따른 수질오염 여부는 내년 재가동 전까지 알 수 없게 됐다. 도수로 가동 기간이 금강으로부터 예당지가 받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만큼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수로를 둘러싼 수질오염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금강 하천수로 인한 예당지의 오염 여부는 다시금 미궁에 빠진 셈이다.

17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9일 도수로 첫 취수에 이어 2주 뒤 해당 도수로 인근 11개 지점에서 1차 채수를 실시하고, 이달 5일 검사 결과를 도에 통보했다. 수질검사 결과 지난달 22일 기준 11개 지점의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과 총유기탄소량(TOC) 등은 양호한 상태였다.

반면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공주보 취수지(예당지10) 등 2개 지점이 7단계 등급(가장 좋음~매우 나쁨) 중 6단계인 ‘나쁨’ 상태였고, 공주보 취수지는 부유물질(SS)에서도 나쁨 상태를 보였다. 또 조류농도(클로로필a)의 경우 공주보 취수지가 151.1㎎/㎥로 가장 높았고, 도수로 방류지(예당지11, 90.52㎎/㎥)와 이외 2개 지역도 나쁨 상태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질검사는 1차 채수에 그쳐야 했다. 지난달 23~25일간 수 차례 비가 내렸고 이후 26일 도수로 가동을 중지하면서 27일 진행할 예정이었던 2차 채수를 실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는 도수로에 대한 채수 과정이 한 차례에 그쳐 수질검사 결과가 도수로에 의한 것인지 판단할 수 없고 이에 따라 도수로 재가동 시 수질검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도수로 가동은 농업용수가 필요한 시기에 저수율 경계 단계에서 관할 지자체의 요청이 있을 경우와 주의 단계에서 향후 1개월간 비 예보가 없을 경우 이뤄진다.

결국 내년 봄과 초가을 농업용수가 필요한 시기까지 도수로의 영향에 대한 수질검사는 보류된 셈이다.

앞서 충남환경연합 등 도내 10개 시민·사회단체는 도수로가 백제보 상류의 물을 끌어오는 만큼 녹조가 심한 금강 물이 예당지의 수질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며 도수로 건설사업의 재검토를 요구해왔다. 특히 도수로 건설사업이 국가재난사업으로 환경영향평가 등에서 면제받은 점을 지적하며 도수로가 끼칠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해왔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내년 도수로가 재가동될 경우 모니터링 참여 등을 요구할 것”이라며 “수질검사 과정과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강~예당지 도수로는 총 1126억 9000만원이 투입돼 공주보 하류(백제보 상류)와 예당저수지를 잇는 총 길이 29.24㎞ 규모로 건설됐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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