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홍보 수단 전락, 구정 소식 알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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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민들에게 구정 운영 방향이나 정책·행사를 소개하는 자치구 홍보게시판이 단체장 얼굴로 도배되고 있다. 17일 대전의 한 구정홍보판에 게시된 사진 9장 중에 구청장 얼굴사진이 무려 5장이나 걸려있어 구민들의 눈살을 지푸리게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구민들에게 구정 운영 방향이나 정책·행사를 소개하는 자치구 홍보게시판이 단체장 얼굴로 도배되면서 선출직인 단체장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17일 대전지역 자치구 홍보게시판을 확인한 결과 구청장 얼굴 중심으로 찍힌 사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곳이 대부분으로, 정작 구민들이 알아야할 구정 소식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구정 홍보게시판은 구정 운영 방향이나 부서별 업무 추진 현황, 행사 등을 구민에게 알리기 위해 설치된 시설물로, 대부분 구청을 찾는 민원인들의 이동이 많은 청사 출입구에 설치돼 있다.

A구의 경우 10장의 홍보게시판 사진 중 9장에 구청장의 얼굴이 나왔으며 지역구 내의 주요 행사나 명소 소개보다는 회의, 점검 활동 등 업무 위주의 사진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B구는 9장 중 5장 구청장 얼굴이 등장했다. 이 가운데 한 장은 구청장과 구민이 만나는 소통행사를 찍은 것이지만, 구민은 없고 구청장 얼굴만 집중적으로 나와있어 사진 설명 없이는 어떤 상황인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사진도 있었다.

이날 민원 문제로 A구를 방문한 한 시민은 “청사 입구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구청장 얼굴이 도배되다시피 한 홍보게시판을 볼 때 구시대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차라리 지역 명소나 지역 행사를 담은 사진을 걸어놓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자치구들은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자치구의 관계자는 “구정 홍보판 사진의 경우 중요 행사가 있을 때마다 사진을 바꾸는 등 수시로 홍보판을 교체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치구 관계자는 “홍보게시판이 구청사 내에 있어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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