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을 보내고 맞이하는 추석은 여유롭고 선선하기만 하다. 그러나 올 추석의 분위기는 더없이 가라앉은 느낌이다. 그만큼 우리들 살림이 팍팍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의 고용대란이라 불릴 만큼 실업자가 넘치고, 2분기 국내총산산마저 전분기 대비 0.6% 성장에 그치는 등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추석을 맞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먼저 직격탄을 맞는 곳이 전통시장이다. 한 조사기관이 직장인 26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 추석 경비로 약 60만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내용을 보면 부모님 용돈, 선물 등이 대부분이고 차례상 차리기에는 12.5%에 그쳤다. 이는 결국 전통시장에 돌아갈 몫이 크지 않다는 이야기다. 전통시장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당국은 전통시장 활성화가 지역경제, 특히 서민경제 안정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전통시장 관련 민원처리 분석결과는 전통시장 활성화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1년 동안 접수된 전통시장 관련 민원 1203건을 분석한 결과 절반 가까이가 시설이용의 불편을 호소했다. 신용카드 사용거부나 현금 영수증 거부 등 거래상의 불편을 지적하는 고객도 꽤 많았다. 주차와 도로이용 불편, 무단적치물 방치 등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이 나올 때 마다 지적됐던 사안이다. 연말정산시 소득공제 확대와 같은 정책적 배려도 적극 검토 할 내용이다.

정부와 자치단체에서 전통시장 활성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 힘을 쏟았지만 아직도 미흡하다는 이야기다. 아무래도 명절은 전통재래시장이 붐비고 웃음소리가 커야 분위기가 산다. 그렇게 되도록 하는 것이 행정의 역할과 책임이기도 하다.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이 전통시장은 19만원, 대형마트는 22만원으로 전통시장이 저렴하다고 하니 가급적 전통시장을 이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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