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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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더 무섭게'…공포에 올인한 '더 넌'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루마니아 깊은 숲속에 세상과 고립된 채 평생 신을 섬기기로 맹세한 수녀들이 생활하는 곳이 있다. 수녀원은 중세 악마 숭배자와 가톨릭 기사단이 피비린내 나는 혈전을 벌인 고성(古城)이다.

수녀원은 수백 년째 음산한 기운이 감돈다. 수녀원 복도에는 악마를 가두기 위한 십자가 수백 개가 거꾸로 매달렸고, 마을 사람들은 수녀원 이름을 입에 올리기조차 두려워한다.

이곳에 교황청이 파견한 신부와 수녀가 도착한다. 장소와 희생양이 마련됐으니 공포를 자아낼 준비가 끝난 셈.

2010년대 들어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공포영화 '컨저링' 시리즈의 외전인 '더 넌'은 중세 고성을 배경으로 한 기묘한 분위기와 가톨릭 엑소시즘(퇴마의식) 요소가 어우러져 공포지수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공포를 자아내고 관객을 놀라게 하는 데 모든 것을 쏟아부은 듯하다.

시작부터 목을 맨 수녀를 비추며 심장 박동수를 끌어올리더니 주인공 버크(데미안 비쉬어 분) 신부는 트라우마를 파고든 악령에 당해 산 채로 파묻히고 만다.

또 다른 주인공 아이린(타미사 파미가) 수녀는 온갖 환영에 시달린다. 실제 살아있는 수녀인지 악령인지 분간조차 할 수 없는 가운데 수녀 악령들이 아이린 수녀를 정신없이 공격하며 절망감에 빠져들게 한다.

아이린의 순백색 수녀복과 악령들의 검은 수녀복이 강렬한 흑백 대조를 이루며 공포감을 고조하고, 기묘한 카메라 워킹과 폐부를 파고드는 사운드는 관객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수녀원 복도의 등불이 차례로 꺼지고 '수녀 귀신'이 갑자기 나타나는 장면은 한국 공포영화 명장면으로 꼽히는 '여고괴담'의 '최강희 점프 컷'을 연상케 한다.

실제로 연출을 맡은 코린 하디 감독은 한국 영화의 '광팬'이라고 밝힌 바 있다. 좋아하는 작품으로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장화홍련', '악마를 보았다', '곡성' 등을 꼽았으니 한국 영화 연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겠다.

영화는 1952년 루마니아 한 수녀원을 배경으로 한다. 이곳에서 젊은 수녀가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로마 교황청은 진상조사를 위해 버크 신부와 아이린 수녀를 파견한다.

두 사람은 수녀원에 식료품을 대던 젊은 농부 '프렌치'(조나스 블로켓 분)와 함께 수녀원에 들어서고 곧 강력한 악령이 이곳을 점령했음을 알게 된다.

공포라는 인간 본능을 자극해 심장을 고동치게 하는 것이 공포영화 매력이라고 한다면 그 본령에 충실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공포에 '올인'한 때문인지 기본 서사는 다소 허술한 감이 있다. 신부와 수녀가 악령을 무찌른다는 식상한 스토리 구조를 빼면 별다른 내용이 없다.

논리적인 모순도 적지 않다. 프렌치의 샷건 한 방에 수녀 귀신들은 산산이 부서진다. 굳이 버크 교수를 파견해 퇴마의식을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또 악령이 도사린 수녀원임을 뻔히 알면서 굳이 세 명이 흩어지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

이런 결점에도 해외 흥행은 시리즈 중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한다. 북미를 비롯한 60개 국가에서 개봉해 54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북미에서는 개봉 첫 주에만 5천35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컨저링 시리즈'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올렸고, 북미를 제외한 지역에서도 9일 기준 7천75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이미 제작비 2천200만 달러의 6배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린 것. 국내에서는 19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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