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권·성일종 의원 등 14명…재창당 수준 혁신 촉구 선언
비대위 ‘인적 혁신’ 힘실어준듯, 계파갈등·총선 불출마엔 경계
이들은 당 지도부와 논의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언급함에 따라, 사실상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백지위임’을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오는 17일 취임 두 달을 맞는 김 위원장의 당 혁신 드라이브에 힘이 실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이들은 당협위원장직 자진사퇴가 계파갈등이나 불출마 선언 등으로 해석되는 부분에 대해선 경계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재창당 수준의 혁신 촉구를 위한 선언문'을 통해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은 국민들께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헤아리지 못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고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잇따른 정책 실패로 국내외적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비대위가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국민들 마음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인 참담한 실정이다. 국민의 마음을 돌이킬 수 있는 시간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구성원들의 자기희생을 담은 뼈를 깎는 쇄신과 혁신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실천적 노력으로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백의종군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당 전체에 이런 정신이 전면적으로 확산돼 재창당 수준의 개혁과 혁신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 의원 14명의 당협위원장 집단 사퇴는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6ㆍ13 지방선거 참패 뒤에도 국민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만큼, 본인들이 앞장서서 기득권을 포기함으로써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는 비대위의 인적 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이번 초재선의 백지위임 선언이 김 위원장의 인적 혁신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라는 주장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단체 결의를 보여준 건 고마운 일인데 당헌, 당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사무총장에게 검토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 위원장과의 '사전 교감설'에 대해 "전혀 없었다"고 못박았다.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해석되는 부분에 대해선 "불출마는 아직 아니다"라며 "일단 비대위가 마음놓고 국민들이 바라는 혁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발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