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문화카페]

▲ 2018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대전의 극단 '새벽'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시립극단이 없는 곳은 대전과 제주뿐인데 이제 대전시립극단 창단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가속화되고 있으니 반가운 일이다. 시민 입장에서 본다면 시립극단 유무가 뭐 그리 중요한가 하겠지만 조금만 생각한다면 시립극단이 운영이 갖는 여러 함의는 매우 중요하다. 교향악단, 국악단, 무용단, 합창단 등 다른 시립예술단체가 이미 오래전부터 운영되는데 공연예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연극단체의 부재는 균형과 조화를 잃은 어정쩡한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이유로, 무슨 명분으로 지금까지 시립극단 창설이 지연되었는지 지금에 와서 다시 왈가왈부 할 필요는 없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에라도 결정을 내린 용단을 치하하고 다른 지역 시립극단의 경우를 벤치마킹 하면서 전국 최고의 시립극단으로 발돋움하기 바란다. 시립극단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려 지역에 국립극단 유치도 기대해 본다.


2016년 그리고 올해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연거푸 대통령상을 수상한 대전연극계의 저력이 대전시립극단 창설의 직접적인 기폭제가 되었을까. 이런 쾌거가 없었다면 또 이런저런 명분으로 시립극단 창설을 미루지 않았을까. 이제 결정된 이상 전국 최고, 나아가 세계 유수의 극단을 지향하려면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상임단원과 비상임단원 정원과 선발 문제가 거론된다. 적지 않은 예산이 수반되고 연극계의 촉각이 쏠리는 민감한 사안이므로 널리 지혜를 모아야겠지만 뒤늦게 발족하는 만큼 초기에는 파격적인 예산, 행정 지원으로 후발주자로서의 어려움을 극복해야겠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연극인들 그리고 문호를 개방하여 타 지역 인사들까지 포함한다면 후보군은 넓어진다. 부디 역량 있고 예술가로서의 기본이 갖춰진 인사, 누가 봐도 수긍이 가는 분들로 진용을 꾸리기 바란다. 다른 분야 사회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예술, 특히 공연예술 분야인 만큼 첫 인선으로 대전시립극단의 전망과 성패가 점쳐질 수 있으므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여 라인업이 결정되기를 기대한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전공 명예교수·(사)한국생활연극협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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