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 공간이 행복을 만든다]
학생들이 디자인하는 ‘행복공간’
예산여중-자치문화 조성, 문화생활 향유
내포 한울초-수요자 맞춤형 테마카페로
동덕초-행복놀이마당 개선

▲ 예산여자중학교 학생들이 교내에 마련된 행복드림실에서 K-POP 영상을 보며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고 있다. 예산여중 제공
충남도교육청이 올해 초부터 ‘공간이 행복을 만든다’는 비전 아래 추진한 행복공간 조성사업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행복공간 조성계획에 포함된 도내 학교 60곳 중 일부 학교에서는 이미 행복공간 조성이 완료돼 학생들이 쉼의 가치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공사가 진행 중인 학교에서도 학생들과 교육가족들은 큰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행복공간에는 지난 민선 6기 초기부터 ‘쉼(,)의 가치’에 대해 깊이 고민해왔던 김지철 교육감과 충남교육청의 교육철학이 담겨있다. 앞서 학생들의 참된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일선 학교에선 행복놀이 시간 등을 추진해왔고, 이제는 쉼을 현실화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철학을 고스란히 이어 더 강화된 ‘혁신 충남교육 2기’에 접어든 충남교육청은 학교의 획일적인 공간들을 탈바꿈해 학생들의 ‘쉼’이 빛을 발하길 고대하고 있다.

◆예산여중, 학생이 제안·운영하는 ‘행복드림실’

예산여자중학교에는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바로 다목적 공간 ‘행복드림실’로 이 공간이 특별한 이유는 기초 방향을 제안하고 추진한 것도 학생들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예산여중 교육가족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벌인 결과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어 학생회장 선거에 나선 학생들은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출마 공약으로 내세웠고, 세부적으로 필요한 사항에 대한 면담을 진행해 김주영 교장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에 대해 교육가족들은 학부모회에서 행복드림실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쳤으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행복드림실을 학생회가 직접 운영·관리하게 됐다. 학생회는 올해 3월 협의회를 통해 각 학년별 관리 및 운영팀을 만들었고 자율적으로 학년별 이용시간을 설정했다. 고학년과 저학년이 동시에 이용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저학년의 이용률이 감소할 것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행복드림실 내부에는 학생들의 바람대로 5.1채널 음향시스템과 대형TV가 설치됐으며 바닥도 온돌로 조성됐다. 또 학생회 예산이 실제로 행복드림실에 배정돼 학생들이 티타임을 가질 수 있도록 마련된 음수대와 정수물, 차 등의 운영비로 지원되고 있다.

이처럼 학생회를 중심으로 행복공간이 조성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앞서 예산여중이 학생 자치문화 조성사업에 역점을 두고 학생들의 자치능력 향상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예산여중 학생들은 행복드림실이 조성된 이후 이 공간에서 음악과 영화를 감상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K-POP 영상을 보면서 응원봉을 흔들며 응원전을 펼치기도 한다. 이와 함께 댄스 동아리와 요가 동아리 등의 학생 자율동아리활동도 행복드림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예산여중 교육가족들은 행복드림실이 학생들의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참된 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으며, 학생회들의 자치능력 향상과 더불어 미래 인재 육성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 예산여자중학교 학생들이 교내에 마련된 행복드림실에서 공기놀이를 하고 있다. 예산여중 제공
◆내포 한울초, 학년 수요자 맞춤형 테마 카페

내포신도시(홍성군 홍북면)에 위치한 한울초등학교는 2016년 9월 1일 개교한 신설학교다. 한울초에는 갓 신설된 만큼 각 층마다 학생들의 쉼터가 마련돼있다. 이와 함께 ‘쉼(,)이 있는 행복놀이 거점학교’로 지정되면서 교내에서 갖가지 프로그램과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쉼터가 당초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마련된 것이 아니라 신설 당시 획일적인 쉼터로 구성되면서 학생들의 호응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졌던 한울초 교육가족들은 각 층의 쉼터를 수요자 맞춤형 테마 카페를 조성하기로 했다.

우선 한울초의 쉼터는 각 층마다 학년별로 분포된 점을 고려해 3개 테마의 카페로 변신할 예정이다. 우선 1~2학년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2층의 쉼터는 저학년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맞춰 ‘키즈카페-블록방’으로 꾸밀 계획이다. 키즈카페에는 대형 블록과 장난감, 놀이기구 등이 구비되고 바닥재 등도 활동적인 저학년들이 마음껏 뛰고 구를 수 있는 방으로 조성된다. 3~4학년 학생들이 위치한 3~4층은 ‘행복 보드 카페’로 꾸며진다. 신입생들에 비해 활동성이 높단 점을 고려해 카페에는 넓은 매트 깔리고 다양한 보드게임과 실내 전통놀이 교구들도 비치된다. 또 고학년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5층의 경우 기존 쉼터에서 ‘힐링 북 카페’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교육가족들은 이 카페에서 학생들이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의 양식을 쌓고, 정서적 안정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각 층의 테마 카페가 학생들의 나이와 정서에 맞게 조성돼 친구와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힐링의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동덕초, 불편 겪던 행복놀이마당 ‘완벽 개선’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동덕초등학교는 학생들에게 ‘인기만점’이지만 큰 불편을 안고 있던 행복놀이마당을 개선할 계획이다.

동덕초 본동과 후동 사이에는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민속놀이 기구 등이 구비된 행복놀이마당이 조성돼있다. 하지만 배수가 원활하지 않아 비가 오거나 눈이 녹으면 물이 가득 찼고 한동안 유지되기도 해 사용이 제한적이었다. 동덕초 교육가족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구상해 시도했지만 여전히 예산이 많이 드는 탓에 바닥을 개선하기 어렵단 점은 같았고 모두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고민을 거듭했던 교육가족들은 올해 행복공간 조성사업에 참여해 배수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동덕초는 우선 행복놀이마당 중앙에 공원과 어린이놀이터 등에 사용되는 고무매트 바닥재를 설치할 계획이다. 교육가족들은 해당 바닥재는 물 빠짐이 좋아 배수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비교적 푹신한 재질로 학생들의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덕초는 이와 함께 행복놀이마당 둘레에 폭 3m 가량의 외발자전거와 롤러스케이트 트랙을 설치할 예정이다.

동덕초는 올해 충남소년체육대회 롤러 부문에 참가해 여초부 1000m 1, 2위를 배출했고 여초부 T300m, 3000m에서 각각 3위를 기록하는 등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마땅히 연습할 공간이 없어 선수들이 근처 아파트 단지로 이동해 연습을 해왔다. 동덕초 교육가족들은 이번 트랙 설치로 학교 외부로 이동하면서 벌어질 수 있는 위험요소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놀면서 평형감각을 기르고 척추를 곧게 해주는 효과를 지닌 외발자전거를 도입해 학생들의 건강도 챙기면서 안전도 보장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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