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배우·제작진 참여율 정해야
市 “지역 연극발전 위해 고려할 것”
예당 “취지 공감…창작 짐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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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지역소외론’ 논란이 일고 있는 대전예술의전당(이하 예당) 자체 제작연극에 대해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6면·12일 7면 보도>

지역 연극계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일정 비율의 지역배우나 제작진을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기획·수립단계부터 규정을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앞서 예당이 자체 제작한 연극 ‘백치’가 대부분 서울에서 활동하는 제작진·배우 위주로 섭외·캐스팅되며 지역 연극계가 반발한 바 있다.

이에 예당은 해명자료를 통해 최고 수준의 공연을 위해 연극계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제작진과 배우를 섭외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대전시와 지역 연극계에서는 예당 제작 연극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정 비율의 지역 제작진 및 배우를 연극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예당 자체 연극이 지역 연극인과 서울 연극인들의 협업으로 지역 연극 수준을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6년 제작연극 ‘오셀로’에 참여했던 한 지역 배우는 “당시 서울 연출·배우들과 협업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당시에도 아쉬웠던 점이 지역 배우는 소수였다는 것”이라며 “더 많은 지역 연극인들과 함께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백치’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이번엔 서울국립극장에도 공연이 올라가는데 지역 배우들 입장에선 평생 올까 말까 한 꿈같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제작 연극의 사업 취지를 어느 쪽에 비중을 두느냐의 문제”라며 “지역 연극 발전을 위해서라면 일정 비율 지역민을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예당은 지역 배우가 참여하는 것에 대해선 전적으로 찬성이지만 특정 규정을 두는 것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역 연극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높은 수준의 공연을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고려하면 연출자에게 배우와 스텝에 대한 캐스팅·섭외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게 예당의 입장이다.

오병권 예당 관장은 “제작기관 입장에선 최고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공연은 서울 국립극장에도 올라간다. 예당 이름을 걸고 만든 연극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연극인들과 함께 하는 것도 좋지만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것은 자칫 연출자의 창작활동에 짐이 될 수 있다”며 “당초 지역배우들을 주·조연급으로 선발한 것은 사실이나 향후 공연 질을 위해 연출자가 연출의도와 부합하는 배우들을 재캐스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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