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피해액 1802억원, 3만996건 달해 전년대비 급증
대전 피해액 80억 넘어 ‘비상’, 年 1천건…부산·대구보다 많아
방심한틈 노리고 수법 지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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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진 틈에 지역내 금융사기가 판을 치고 있다.

금융당국과 경찰청의 대대적인 홍보활동으로 잠잠했던 전화금융사기가 최근 도심지를 중심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있는 가운데 수법이 한층 더 지능화되면서 근절에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802억원, 피해건수는 3만 996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피해액 1038억, 피해건수 2만 2051건과 비교해 같은기간 피해규모가 급증한 것이다.

대전·충청권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대전지역 보이스피싱 총 피해액은 103억원이었지만 올해는 지난달 기준 80억원을 넘어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전지역은 최근 5년간 보이스피생 피해건수가 매년 1000건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지역대비 금융사기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기준 대전지역 보이스피싱 발생은 1138건, 부산 848건, 대구 194건이며 2015년에는 각각 1316건, 993건, 322건 발생했다.

서울·수도권을 제외하고 인구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부산·대구지역보다 금융사기 발생빈도수가 훨씬 웃도는 것이다. 대전지역은 2013년 1732건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다소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들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지역에서 전화를 걸고 대전지역에서 받은 보이스피싱을 지역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는 보기 어려워 피해건수 단순비교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만큼 평소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과 대응 요령을 숙지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진 틈을 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보이스피싱은 2006년 처음으로 수법이 등장한 이후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된 바 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급증하는 것은 ‘요즘 누가 보이스피싱 당하나’라는 인식을 파고들었다는 점이다. 또 전문가들은 최근 다시 피해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에 범죄유형이 지능화·고도화되는 등 수법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대전지역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등 아파트 매매 대출수요가 많아 금융기관 대출빙자사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경찰청 관계자는 “범죄수법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어 일반적 인식과 실제 범행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보이스피싱은 사실상 피해발생 후 돈을 회수하는 것이 어려워 다시금 경각심을 높이고 피해를 예방할 근본적인 대책이 긴요하다"고 전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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