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 진행을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9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서울대 의과학과 이승재 교수·배은진 박사·김동규 박사 연구팀이 파킨슨병 진행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위험인자 상호작용을 규명했다.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인 파킨슨병은 최근 들어 주요 사회 문제로 꼽히고 있다.

현재 발병이나 진행 기전 연구가 부족해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는 상황이다.

퇴행성 뇌 질환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발병이나 진행 조절에 대한 이해는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서울대 연구팀은 유전적 위험인자 중 하나인 'LRRK2'의 인산화효소 활성화가 '알파-시뉴클린' 단백질 응집체 축적·전이 증가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

알파-시뉴클린은 파킨슨 병 원인으로 지목되는 물질이다.

알파-시뉴클린 응집체는 인접 세포로 전이될 수 있는데, 이는 신경 세포 사멸과 신경 염증 반응을 유도해 파킨슨병 진행을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학계에 보고됐다.

연구팀은 LRRK2 돌연변이가 LRRK2 인산화효소에 많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바탕으로 알파-시뉴클린 대사 변화와 LRRK2 인산화효소 활성화 간 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예쁜꼬마선충과 생쥐 동물 모델 실험 등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LRRK2 결핍 영향으로 알파-시뉴클린 전이가 감소하면서 알파-시뉴클린 운동능력 감소, 신경 손상, 수명 감소를 둔화시키는 점을 확인했다.

LRRK2 인산화효소 억제제를 주입했을 때 알파-시뉴클린 응집체 축적이 줄어든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승재 교수는 "파킨슨병 유전적 위험인자인 LRRK2 인산화효소 활성화에 따라 또 다른 위험인자인 알파-시뉴클린 전이 진행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밝힌 것"이라며 "새로운 퇴행성 뇌 질환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달 27일자에 게재됐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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