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칼럼]
오덕성 충남대학교 총장


충남대는 최근 4대 독지가들의 기부 정신을 알리고 계승하기 위해 ‘평범하신 분들의 위대한 기부정신’이 담긴 4분 30초 분량의 동영상을 제작했다. 이 동영상은 학내외 행사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에서 상영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독한 아줌마 자린고비였던 ‘김밥할머니’ 故 정심화 이복순 여사, 배다른 형제들의 학대 식모살이 열일곱 소녀 같던 故 이영숙 여사, 손가락이 찔리고 피가 나도 일밖에 몰랐던 포목점 아줌마 성옥심 여사, 학비가 없어 포기해야 했던 배움의 꿈 까까머리 고등학생 학송 함정옥 선생, 네 분 모두 평범한 인생을 사셨다.

‘김밥 할머니’故 정심화(正心華-법명) 이복순 여사는 충남대는 물론 대한민국 기부문화의 상징이다. 1990년 현금 1억원과 50여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충남대에 기부하며 세상을 놀라게 만들기 전까지는 ‘기부’라는 것은 특별한·부유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단어였다. 김밥을 팔고, 여관을 운영하고, 포목점을 운영하며 모은 전 재산 50억여원은 26년이 지난 현재까지 40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원되고 있다. 젊은 시절 이복순 여사와 언니 동생하며 서로 애틋한 정을 쌓았던 성옥심 여사는 故 이복순 여사가 전 재산을 기부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언니처럼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25년만인 2015년 충남대 기부에 동참했다.

故 이영숙 여사는 이혼, 식모살이 10년 등 기구한 삶을 살아오면서 모은 전 재산을 지난 2월 기부했다. 암세포가 차올라 투병하시면서 고인이 되기 하루 전 날에도 “학생들은 우리나라의 일꾼들이잖아요. 난 참 잘했다, 잘했어!. 그런 생각밖에 없어요”라고 하신 말씀하시며 자신의 이름을 딴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과 자장면을 먹고 충남대 교정을 걷고 싶다던 소박한 희망을 이루지 못한 채 생을 달리하면서 마음을 더욱 더 아프게 했다. 학송(學松) 함정옥 선생은 노트 살돈이 없어서 16절지를 자르고 꿰매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결국 학비가 없어 대학에 가지 못해 접어야했던 자신의 꿈을 후배 청년들이 이뤄주길 바란다며 기부에 동참하셨다. 오랫동안 기부 사실도 숨기셨지만 기부 정신을 널리 알려야 의미가 더 커질 것이라는 설득에 뒤늦게 공개하셨다.

대한민국 기부의 새로운 장을 여신 김밥 할머니 ‘故 이복순 여사’부터 ‘함정옥 선생’에 이르기까지 기부자들의 정신이 충남대 교정에 흐르고 있다. 흔히 기부에는 대가가 없다고 말하지만 충남대 4대 독지가는 한결같이 ‘청년들을 훌륭한 인재로 키워 달라’는 당부로 기부의 대가를 요구하셨다. 충남대는 참된 기부 정신에 보답하기 위해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 혜택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그 분들의 기부정신을 본 받아 평범하지만 위대한 삶을 살아가도록 가르치고 있다. ‘평범한 분들의 위대한 기부정신’이 서려있는 충남대, 그리고 충남대의 가족들은 故 정심화 이복순 여사, 故 이영숙 여사, 성옥심 여사, 학송 함정옥 선생의 숭고한 뜻을 항상 마음 속에 간직하고 또 세상에 널리 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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