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오송역’ 찬성 유리하게…찬반 여론조사 조작 의혹
11일 시민위 개최키로, 여론 재조사 여부 등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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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찬반 논란 속에 진행된 KTX 오송역 명칭 개정이 안갯속에 빠졌다. 개명 찬반 의견을 묻기 위해 실시된 여론조사의 조작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급물살을 탈 것처럼 보였던 개명 작업의 진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KTX 오송역 명칭 시민 개정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개정 역명을 ‘KTX 청주오송역’으로 정했다고 공표했다. 청주시민 75.6%, 오송주민 79.2%가 명칭 개정에 찬성했다는 설문 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이 조사가 ‘개명 찬성’ 입맛에 맞게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송지역의 한 마을 이장이 “설문 대상 주민을 직접 선정해 전화로 가족 의견까지 물어 2∼3명분의 설문지를 대신 작성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청주시 교통정책과는 6일 기자회견을 해 “의혹의 경중을 세밀히 확인해 KTX 오송역 명칭 개정 시민위원회(이하 시민위)에 의견을 전달, 시민위의 신중한 판단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명 변경) 모든 과정에서 중립을 유지한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여론조사 업체측은 “이장이 적극적으로 협조한 마을에서는 여론조사 참여율이 높았지만 비협조적인 곳에서는 설문 참여율이 저조했다”며 이장 성향에 따라 여론이 형성됐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청주시는 오송역 명칭 개정을 위한 행정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으나 여론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다시 시민위 의견을 듣기로 했다. 시민위는 오는 11일 오전 10시 회의를 열어 여론 재조사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청주시가 의혹과 관련한 입장까지 내놓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X오송역의 명칭은 2010년 7월 확정됐다. 당시는 청주·청원 통합 전이었고 통합을 둘러싼 청주시와 청원군의 갈등이 극심했다. 당시 청주시는 KTX분기역의 명칭으로 청주오송역을 제안했지만 청원군은 이를 반대했다.

결국 KTX분기역이 위치한 오송의 지명을 따 KTX오송역으로 명명됐다. 하지만 통합 청주시 출범 후 오송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시는 KTX 오송역 명칭 개정 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명칭 개정에 나섰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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