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임상연구 효능 규명, 약물 치료 병행하면 효과적

당뇨병-전기침.jpg
최근 유병율이 늘고 있는 당뇨병의 경우 여러 합병증 중 ‘당뇨 신병경증’이 환자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발이 저리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을 주는 신경병증은 당뇨병 환자 60% 이상이 경험할 정도로 흔하게 발병한다. 이런 만성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전기자극 침(전침)이 효과가 있다는 임상실험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6일 한국한의학연구원(한의학연)에 따르면 임상의학부 신경민 박사팀이 국내 4개 한방병원(경희대 한방병원·대전대 한방병원·동의대 한방병원·세명대 충주한방병원)과 함께 다기관 임상연구를 통해 전침 치료 효능을 규명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고혈당에 장기 노출된 결과 신경조직의 구조·기능적 소실 또는 장애가 발생한 질환이다. 유병률은 대략 10~15% 정도로 추정되지만, 당뇨병 유병기간이 증가할수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번 임상연구는 평균 10년 이상 당뇨병을 앓아왔으며, 3년 이상 신경병증 통증으로 양쪽 발 다리에 통증이나 저리는 증상을 겪어 온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총 126명의 환자들은 전침 치료군과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통증, 수면, 삶의 질 등을 비교했다.

치료군은 주로 다리와 발 부위 혈자리인 족삼리, 현종, 음릉천, 삼음교, 태충, 족임읍에 전침을 맞았다. 해당 혈자리는 한의학에서 다리 저림이나 위장질환, 소화불량 증상 시 침을 놓은 곳이다. 환자들은 전침 기기를 이용해 2㎐와 120㎐를 교대로 30분간 전기 자극해 8주간 주 2회, 총 16회의 전침 치료를 받았다. 대조군은 8주간 전침 치료를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유지했다.

치료 효과는 임상연구 시작 시점(1주차), 전침 치료 종료 시점(9주차), 종료 후 4주차(13주차), 8주(17주차) 뒤 시점을 각각 평가했다.

그 결과 전침 치료군은 치료 전과 비교해 9주차에 통증 지수가 20.56% 감소했다. 반면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은 8.79%만 줄어 치료군과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치료 전과 비교해 50% 이상 통증 감소를 보인 환자 비율도 치료군 15.52%, 대조군 6.23%로 2배 이상 높았다. 치료군의 통증 감소는 전침 치료 종료 4주, 8주 후에도 유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료가 끝난 후 전침 치료군은 대조군보다 수면방해정도가 감소했고, 삶의 질(EQ-5D)도 향상됐다. 전반적 환자 개선 지수(PGIC)에서 전침 치료군의 82.5%가 치료 전보다 호전됐다고 응답했다. 신경민 박사는 “통증성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대한 전침 치료의 임상 효능을 보여준 연구”라며 “신경병증은 보통 약물 치료를 하지만 전침 치료를 병행할 경우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