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수 타 광역시比 저조, 市 ‘향토기업’ 지원·혜택 부실
타지 세제혜택 등 보고 탈대전, 기업유치 실적도 거듭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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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충청투데이 DB
‘기업하기 좋은 도시 대전’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할 만큼 향토 중견기업의 타 지역 이전이 멈추지 않고 있다. 기업유치 실적은 매년 하락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향토기업의 이전 고심은 계속되면서 지역 인력 채용 기회 상실은 물론 세수 증대 어려움으로 지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상황이다.

5일 중견기업정보마당의 지역별 중견기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지역 중견기업 수는 모두 85개(제조업 55개·비제조업 30개)로 부산(191개)과 인천(140개), 광주(90개) 등 다른 광역시보다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역 내 강소 또는 중견기업이 부지확보를 비롯한 각종 운영을 위한 지원책의 부실함을 겪다 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탈대전’ 현상으로 인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실제 2014년 이후 다목적 도로 관리차 생산업체인 이텍산업을 비롯해 광학기기 제조업체 에스피오, 세탁세제 전문업체 화인TNC 등이 세종시와 투자유치 협약을 맺고 이전을 마쳤다. 화장지로 널리 알려진 중견기업 미래생활㈜도 일찌감치 세종으로 공장을 이전한데 이어 지난해 9월 대전본사까지 옮겨갔다.

이보다 앞서 충북 청원에 새로운 부지를 마련한 영보화학과 장충동왕족발 등 제조업과 소비재 생산업 전반에 걸쳐 탈대전 현상이 이어져 온 상황이다.

업계는 향토기업에 대한 각종 세제혜택 및 지원금, 사업 우대 등의 조건이 부실하기 때문에 탈대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역의 A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향토기업 브랜드라는 이유로 그동안 버텨왔지만 이미 물류공장이 지역과 거리가 있는 곳에 자리 잡은 상황에서 세제혜택 등의 조건이 타 지역이 훌륭하기 때문에 이전을 고심 중이다”며 “이미 이전했거나 이전을 고민하는 지역 기업 모두 산업용지 부족 또는 비싼 가격, 기업 우대 부실로 대전이라는 연고를 벗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는 부산과 광주 등의 지역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조성 등 지역형 프랜차이즈 육성 사업을 펼치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역 기업들이 떠나면서 타 지역의 혜택을 강조한다는 것 역시 이러한 상황을 반증하는 셈이다.

이 뿐만 아니라 지역의 기업유치 실적은 2012년 135개 이후 2013년 97개를 기록하는 등 최근 5년간 거듭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강소·중견기업을 통한 고부가가치의 지역 경제 이익 창출은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오랜 기간 지역에 자리잡은 향토기업은 물론 외부기업의 지역 유치는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상권 활성화에 상당한 기여를 함으로써 지역민에게 실익을 제공한다”며 “산업용지 공급을 서두르는 것은 물론 기존 향토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위해 지역 향토 프랜차이즈 단지 및 가맹본부 조성, 기업지원 대상 조건 완화 등의 전략으로 유치와 잔류를 동시에 해결해 기업을 통한 지역 경제 골밀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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