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대표연설서 과격발언, 의장 개회사에… “청와대 스피커” 비판
안희정 사진놓고 “적폐” 언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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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문워킹(Moonwalking)과 국민을 현혹하는 ‘보이스피싱’, '불(火)의 고리'라는 과격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특히 김 원내대표가 연설 막바지에 지난 3일 문희상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블루하우스(청와대) 스피커'라고 비판하자 고성과 항의가 오가며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워킹’이라고 언급한뒤 "한국의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정책이 실업자와 저소득층에게 역효과를 낳고 있다"며 “마이클 잭슨의 문워킹(Moonwalking) 처럼 한국 경제가 미끄러지듯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정권의 '살아있는 적폐'를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며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사진을 화면에 띄우면서 "패륜과 불륜, 진짜 적폐"라는 말로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이 정권 핵심인사들의 도덕 불감증이야 말로 '진짜 적폐' 아니냐”고 힐문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고 관련해서는 “한국경제 '눈물의 씨앗', 국민을 현혹하는 '보이스피싱'”이라며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일자리고갈-세금중독은 우리 경제 '불(火)의 고리'”라고 일갈했다.

그러자 연설을 듣고 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냉소적 반응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의 분노는 김 원내대표가 문 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에 대해 "어떻게 입법부 수장이 블루하우스 스피커를 자처하느냐. 어떻게 심판이 선수로 뛰려고 할 수 있느냐"고 하자 폭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만하라"고 소리치며 항의하자 김 원내대표는 "좀 조용히 하라"고 말한 뒤 "한 나라의 입법부 수장으로서 품격도 상실하고 균형감각도 상실한 대단히 부적절한 코드 개회사였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아무리 여당 출신 국회의장이라도 국회 본연의 책무는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는 견제와 균형에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여 발언을 이어나가자 한국당 의원석에선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문희상 의장은 산회를 선포하기 전 마이크를 잡고 "국회의장을 모욕하면 의장이 모욕당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가 모욕당한다는 사실을 가슴속 깊이 명심해주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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