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등 금융부채 적지 않아…기준 강화에 내집 마련 멀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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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정부의 대출 조이기가 젊은층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고 학자금대출·마이너스통장 등으로 빚을 떠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청년층·사회초년생 등 실질적 주택 실수요층의 대출이 막힐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4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현재 시범운영중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이하 DSR)의 ‘대출 위험 기준’을 내달부터 강화시키는 방안이 모색 중이다. DSR은 대출자가 1년간 갚아야 하는 모든 부채의 원리금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현행 기준 100%를 80% 이하로 낮춘다는 것이다. 기준선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반면 금융부채가 적지 않은 젊은층에게는 더욱 부담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

사회초년생이 DSR 80%를 초과하기란 어렵지 않다. 예를들어 다른 소득 없이 연봉이 2500만원인 사회초년생이 10년 만기 학자금대출과 3년 만기 자동차 할부를 가지고 있다면 대출이 거절될 가능성은 크다. 여기에 마이너스통장까지 있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모든 종류의 부채 원리금을 연 소득으로 나눠 따지기 때문에 기존 주택담보대출은 물론이고 마이너스통장, 자동차 할부, 카드론 등 모든 원리금과 이자를 포함해 계산되기 때문이다. 고금리로 학자금대출을 받아 마이너스통장으로 생활비를 조달해야하는 사회초년생은 내집 마련을 위한 주택대출이 사실상 막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되는 것이다. 지역내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사회초년생들의 ‘내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 대출이 막힐 우려가 있다는 배경이 된다.

특히 대전지역은 특·광역시 중 세 번째로 청년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전체 인구의 30.2%인 45만 7000여명이 ‘청년’으로 집계된다. 세종은 전체 인구의 34.7%인 9만 4071명이 청년이다. 그만큼 지역내에서 실질적인 주택 실수요층이 많아 대출 수요가 높다는 뜻이 된다.

이에대해 금융위원회는 DSR은 참고 지표일 뿐 기준선을 넘는다고 모든 대출이 거절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소득이 낮은 젊은 층의 장래 소득을 감안해 DSR 비율이 위험대출 기준선보다 높은 경우에도 은행 심사 과정에서 담보 등 다른 조건을 따져본 뒤 대출을 해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19~39세 청년 98%가 ‘대출이나 부모 도움 있어야 집 살 수 있다’고 응답했다. ‘집값의 80~100%를 직접 마련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6%에 불과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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