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도 자격증도 효과 없어요"

취업난으로 지방대학가가 우울한 졸업시즌을 맞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불어닥친 취업한파로 입사원서마저 구경하기 힘든데다 최근 각종 악재마저 겹치면서 졸업생들 사이에 심리적인 공황이 팽배한 상태다. 14일 대전·충남지역 대학에 따르면 최근 취업한파가 장기화되면서 졸업생 절반 가량이 졸업과 함께 실직자로 내몰리고 있다.

A대학 취업정보센터에는 현재 졸업을 앞둔 취업 준비생들로 연일 분주하지만 몇몇 중소기업을 제외하곤 구인광고마저 사라졌다.

대기업 공채는 아예 자취를 감춰 올 들어 지금까지 지방대 졸업생을 상대로 한 대기업 공채는 지난 4일 실시한 삼성그룹의 공채가 유일하다.

이 학교에서 비교적 취업률이 높다는 경제학과의 경우 졸업생 61명 중 31명만이 취업했으며, 실직자로 내몰린 학생들은 대학원 등으로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석사 학위자들도 취업난이 심화되자 일부 학생은 아예 전공과 무관한 교사직과 공무원 시험에 눈길을 돌렸다.

사범대학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B대학도 취업난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

최근 임용고사에 탈락한 사범계열 학생들은 내년을 기약하며, 사설학원 등을 전전하고 있지만 취업률은 절반에도 못미친다.

또 경상계열을 제외한 문과대, 이공계 학과는 지난해보다 대학원 진학자가 부쩍 늘었다.

취업 대책에 나선 이 대학이 잠정 집계한 대학원 진학률은 7%에 육박하고 있다.

졸업생들의 최악의 취업한파를 목격한 재학생들은 최근 기업들이 요구하는 경력 쌓기에 한창이며,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해외연수도 효과가 없다며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졸업생 박모(27)씨는 "사회인으로 나서는 마당에 직장도 구하지 못해 너무 마음이 무겁다"며 "실력도 실력이지만 취업을 위해 덤벼 볼 대상이나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전·충남지역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난을 반영하듯 최근 한 취업사이트 조사에서 대전·충남지역이 30.5%의 취업률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말을 끝으로 요즘은 원서 한장 구하기가 힘들다"며 "최악의 취업난에 졸업생들이 느끼는 공황은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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