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X선 촬영(X-ray) 과정에서 환자들의 방사능 피폭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엑스선 영상 장비가 주목을 받고 있다.

3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고려대 임상혁 교수 연구팀이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섬광체를 이용해 방사능 피폭량을 최소화하면서 고해상도 엑스선 영상을 확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엑스선은 의료용 진단, 산업용 비파괴 검사, 공항 안전검사, 결정학 분석 등 매우 많은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엑스선은 효용성이 매우 높지만, 의료용의 경우 환자에게 노출 가능한 방사능 피폭량 제한이 있다.

정밀 진단이나 경과 확인을 위한 엑스선 촬영이라도 해도 여러 번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엑스선을 흡수해 초록색 빛을 내는 페로브스카이트 섬광체를 합성해 방사선 피폭의 한계를 극복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부도체, 반도체, 강유전체 성질을 가지며, 최근 차세대 태양전지와 LED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발견자인 러시아 과학자 페로브스키의 이름을 붙였다.

엑스선을 흡수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섬광체는 발광 효율이 높고 공간 분해능이 우수하다.

순간 발광시간이 매우 짧아 엑스선 영상을 얻기 위한 방사능 노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실제 개발된 엑스선 이미징 시스템은 공간 분해능(9.8lp/㎜), 고속 응답속도(200ns 이내) 및 고내구성을 가졌다. 상용화된 엑스선 영상시스템의 성능을 훨씬 뛰어넘는다.

현재 직접 및 간접방식 엑스선 영상 시스템은 10건 이상 국내 특허로 등록된 상태다.

임상혁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섬광체를 이용해 상용화가 가능한 고성능 차세대 엑스선 영상시스템을 만든 것”이라며 “페로브스카이트 상용화의 첫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달 23일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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