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부족·건설경기 침체 불안감… 신입사원 채용 난항
“4년 전 채용한 직원 여전히 막내”… 규모 작을수록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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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역소재 N건설사 인사담당자는 2개월째 직원 채용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적잖은 연봉·사내복지 등 포함한 채용공고 올려도 지원하는 사례 많지 않을뿐더러 마땅한 인재 채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특정 부서는 4년 전 채용한 직원이 승진은 했지만 여전히 막내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2. 전문기술자로 지역소재 W건설사에서 몸담고 있는 A(대전 동구·48) 씨도 밥줄 고민으로 스트레스 받기는 마찬가지. 적을 두고 있는 회사에 일감이 없어 전전하고 있는 찰나에 이직을 염두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는 위험성이 크게 다가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당장 코 앞에 일감만 보고 이직했다가 향후 새로운 직장에서 일감이 더 없을 시에는 졸지에 백수신세가 될 수 있다"고 깊은 한 숨을 내쉰다.

지역건설업계마다 신입·경력직원 채용에 적신호가 켜졌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저가 수주 등 원인으로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미래 먹거리 확보에 비상이 켜진 건설업계의 채용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3일 본보 조사에 따르면 지역소재 건설사들마다 위축된 고용시장에서 신입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보이자 절대적으로 필요에 의한 수시·상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일감이 부족한 점을 꼽을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지역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불안감이 짙게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건설사 규모가 작을수록 채용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 지역소재 B건설사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네 차례 채용공고를 냈지만 5명 미만의 지원자만 접수, 이마저도 당초 채용계획과는 적합하지 않은 지원자들로 면접을 미루고 있다.

L건설사 또한 지난달 중순 SOC·토목개발사업, 설계(합사) 유경험자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내놨지만 분야별 지원현황에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L건설사 측은 이같은 상태라면 이달 말 채용을 마감했을 시, 경쟁률은 역대 최저수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각에서는 정부의 부동산·금융 규제정책이 강화되면서 주택경기 위축 및 채용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한 관계자는 “SOC사업예산 감축에 따른 일감 부재 및 단계적으로 도입예정인 주52시간 근무제도로 건설사들마다 ‘신입→경력’ 채용으로 방식을 전환하는 분위기”라며 “향후 건설경기 침체가 악순환 되면서 건설사들마다 신입 채용을 멀리하고 경력직원들간의 이동도 줄어들 수 있어 건설사의 생존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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