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칼럼]
허재영 충남도립대학교 총장

현재 세종보와 공주보는 개방상태에 있고, 백제보는 개방을 준비하고 있다. 세종보는 작년 11월부터 단계적 개방을 거쳐 올 1월부터 완전히 개방하고 있으며, 공주보는 올 1월부터 단계적 개방을 거쳐 3월부터 개방하고 있다. 세종보를 개방한 후에 세종보 부근의 금강은 4대강 사업 이전에 가까운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수질도 개선되고 있다. 당연히 수면적은 개방 이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으나, 펄이 쌓여있던 하천바닥은 모래질의 토사로 바뀌고, 수생생물도 건강성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관의 면에서도 옛 하천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고 있다.

일전에 일부 언론에서 세종보의 개방과 관련해 하천바닥이 드러나는 구간이 허허벌판처럼 되었고, 마이크로시스틴 등 독성 물질을 내뿜는 남조류의 개체 수가 8월 6일 현재 물 1㏄(㎖)당 1만 7185마리로 2017년 8월의 6360마리와 2016년 8월의 3040마리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한 엽록소 a의 농도도 물 1㎥당 89.5~129.7㎎로서, 수질 최하등급인 ‘매우 나쁨(70㎎ 초과)’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서 지적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8월 20일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전문가 및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합동조사가 이뤄졌다. 그 결과 남조류 세포수가 양화취수장(정체수역)에서 물 1㏄(㎖)당 3만 7580마리, 세종시청 부근에서 7795마리, 약 1㎞ 상류인 금남교에서 8860마리, 세종보(소수력발전소 지점)에서 6475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남교 부근은 웅덩이처럼 정체수역과 유수역이 함께 있다. 흐름의 방향으로 보면 상류에서 하류로 흘러가면서 금남교 부근에서 일시적으로 악화되었다가 세종보 부근에서 수질이 다시 개선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엽록소 a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즉, 세종보 수문개방의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세종보를 개방한 후에 수질이 악화되었다는 주장은, 충분한 수질측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하천의 흐름의 상태와 조사지점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성급하게 세종보 개방의 효과를 평가하려고 한 결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랫동안 지속된 가뭄과 고온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남조류나 엽록소 a는 다소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녹조류든 남조류든 무색의 물질이 아니므로 눈으로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하다. 육안으로 보기에 맑은 물에는 조류(藻類)가 다량으로 살지 않는다고 판단해도 무리는 없다. 현장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발을 담가도 괜찮을 정도로 비교적 맑다고 한다. 양화취수장은 임시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두고 있는데, 이 지점에서의 남조류의 세포수(37,580cells/㎖)나 엽록소 a의 농도를 보면 세종보의 수문을 열지 않고 물을 가두어두었더라면 올 여름을 지나면서 수질이 얼마나 극단적으로 나빠졌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하천의 수질, 특히 조류의 발생은 기온(수온), 햇빛의 양(광량), 영양물질, 유속 등에 의해 주로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온이나 광량은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지만, 영양물질이나 유속은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며, 앞으로 하천의 수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두 가지 요인에 대한 적극적이고 신속한 개입일 것이다. 흐름(유속)의 개선은 체류시간을 줄여야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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