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용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장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변화 그 자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변화의 필연성을 너무나도 강조한 때문인지 오히려 변화에 대한 인식의 끈을 놓치기도 하고 게다가 그 속도와 빈도는 물론 규모를 달리하고 있는 요즘에는 간혹 방향조차 간과하기도 한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4차산업혁명, 북미정상회담, 미중무역마찰, 6·13지방선거와 같은 크고 작은 이슈들이 화두로 떠올랐으며 이는 대전세종충남지역의 기업환경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4차산업혁명은 AI, 인공지능, 블록체인과 같은 신용어들과 어우러지고, 정치, 외교, 안보는 경제와도 밀접한 교감을 이루며, 통상은 무역환경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를 반증하듯 지역경제는 중국과의 교역이 확장되고, 스마트 공장이 늘어나기도 하고, 지역경제 정책도 보다 분권형으로 변화하고 있는 듯하다. 일례로 지역경제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충남은 지난 2000년 이후 중국과의 교역 확대에 힘입어 연평균(2000년~2015년) 6.6%(전국 3.9%)의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는 전국 최대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 시현과 대중수출 관련 산업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이처럼 기업환경의 변화는 경제지도를 바꾸기도 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만약 이와 같은 변화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변화의 선택지 속에 다양한 해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항상 모든 것을 다 선택할 수는 없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 선택이 인생을 좌우한다’라는 말처럼 변화와 함께 찾아오는 선택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희노애락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선택은 경제방면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까 싶다. 미국, 독일, 일본 등 4차산업혁명 주요국들은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선점을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구글은 40개 언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할 수 있다는 바벨피시(Babel Fish)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롤스로이스 홀딩스는 세계 무역량의 90%를 운송하고 있는 해상교통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하려 하고 있다.

우리 대전충남세종지역도 제조업의 미래를 위해 다방면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산업, 바이오소재 산업 등 지역에 특화된 미래의 먹거리에 대한 탐색, 지역 성장동력인 R&D 기능을 보유한 대덕연구단지와 비즈니스의 연계, 중국, 미국 등 편중된 수출대상국의 리스크 관리 등 지역발전을 위한 선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변화와 선택은 다양하다. 그리고 선택의 스펙트럼은 우리에게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줄 것이다. 그렇지만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선택의 갈림길에서 중용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는 여유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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