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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령 대천해수욕장이 지난 12일 오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내게 가장 익숙한 바다는 '대천'이다. 서해가 가까웠다. 가족 여행지는 물론, 대학 단골 MT 장소였다. 식겁할 추억도 있다. 어린 시절, 대천에서 두 번이나 미아가 됐다. 한 번은 '우리 텐트=나무 텐트(모 회사 상표)'란 것만 기억했다 발생했다. 그거만 믿고, 오빠랑 나갔다 '혼자' 돌아왔다. 웬걸, 그 수많은 텐트 중 80%는 '나무 텐트'였다. 어떤 분이 방송국에 데려가 주셨기에 망정이다. 덕분에 겨우 '가족 상봉'을 했다. 대천은 그 정도로 '인산인해'였다. 사람도, 텐트도 매우 많았다.

☞그랬던 서해가 휑하다. '격세지감'이다. 올해 개장 이후, 충남 33개 해수욕장 방문객은 1065만 명(13일 기준)이다. 전년대비 40% 이상 줄었다. 보령 머드축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3수준이다. 인근 상인들은 울상이다. 손님이 없어 장사를 죽 쑨 탓이다. 매출이 반토막 났다. 그 원인엔 '폭염'이 빠질 수 없다. 너~무 더워 밖을 안 나왔다. 강릉 KTX 노선 신설도 한몫했다. 수도권 '동해안 쏠림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멀기만 했던 동해가 가깝게 느껴졌을 것이다. 해외여행 보편화도 원인이다. 혹자는 말한다. "국내서 바가지 당하느니, 외국서 당하겠다"고.

☞옛 명성 추락에 안타깝다. 충청인으로서 은근한 책임감도 느낀다. 하지만 명성만큼 높았던 악명 탓(?)도 있지 않나 싶다. 나 역시 과거 ‘악몽’이 있다. 사진과 다른 숙소에 실망했었다. 튜브·파라솔 대여료에도 놀랐었다. 불친절한 서비스도 겪어봤다. 음식점 호객행위도 당해봤다. 지금은 단속 효과인지 이런 일들이 사라졌다. ‘바가지’도 없다. 하지만 과거 안 좋은 인식이 발목을 잡는 게 아닌가 싶다. 나쁜 것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래도 기회는 줘야 한다. 그들의 변화를 외면만 해선 안 된다.

☞시대가 달라졌을지 모른다. 휴가철에도 사람들이 멀리 안 간다. '무조건 여행'은 옛말이다. 그래서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란 용어도 나왔다. 머문다(stay)와 휴가(vacation)를 합친 말이다. 휴가에 집이나 근교서 머문다는 뜻이다. 집에서 보내는 ‘홈캉스’도 있다. 어쩌면, 휴가란 진정 ‘쉴 때’ 빛을 발하는 게 아닐까. 무엇보다 내 몸·마음이 편해야 한다. 여행을 가든, 집에서 게임을 하든… 가장 즐거운 걸 하는 게 맞다. 휴가는 지친 생활의 ‘오아시스’다. 막바지 휴가, 개인 취향껏 재충전하길 바란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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