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가 빗물에 씻겨 내려온 온갖 부유물로 마치 거대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가뜩이나 녹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량의 쓰레기가 호수를 뒤덮어 수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대청호 문의수역을 비롯해 회남, 추동 수역에 이미 조류경보 '관심'단계가 발령 중이다. 쓰레기에 묻어있는 각종 불순물은 대청호 녹조를 악화시킬 게 분명하다. 서둘러 처리해야하지만 워낙 양이 많은데다, 연이은 집중호우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고 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대청호로 밀려온 쓰레기가 1만5000㎥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상류에서 비가 계속 유입되고 있는 터라 쓰레기는 더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쓰레기는 석호수역과 이평수역에 집중돼 있다. 대청호 쓰레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여름에도 2만㎥가 넘는 쓰레기가 유입돼 수거하느라 애를 먹은 적이 있다. 지난해에 쓰레기량이 줄었다가 올해 다시 부쩍 늘었다.

대청호가 쓰레기 집하장이 아닐진대 호수 표면을 덮을 정도로 온갖 쓰레기가 몰려들어서야 되겠는가. 페트병에서 폐목재, 냉장고에 이르기까지 쓰레기 종류도 다양하다. 호수 주변에 불법 투기됐던 생활폐기물이 빗물과 함께 씻겨 들어온 것이다. 일부 몰지각한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도 엄청나다. 취사를 한 뒤 치우지 않거나 돌 틈새에 오물을 버리고 가는 바람에 수거조차 힘든 실정이다.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여서는 곤란하다. 최근 자연보호위원과 주민들이 대청호 주변에서 수거한 쓰레기만 수백㎏이나 된다. 대청호 쓰레기 수거에 10억 가까운 예산이 들어간다고 한다. 안 써도 될 혈세가 투입되는 셈이다. 쓰레기 불법투기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겠다. 자신이 버린 쓰레기가 충청권 식수원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결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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