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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군 병사의 선행(善行)을 보고 느낀 점

충청투데이 cctoday@cctoday.co.kr 2018년 08월 29일 수요일 제22면     승인시간 : 2018년 08월 28일 18시 04분
김덕수 공주대학교 교수

8월 초, 공군 교육사령부가 주최한 병영캠프에 다녀왔다. 약 200명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자기 스스로 병영을 찾아와서 기초군사훈련을 받는다는 게 너무 대견스러웠다.

나는 강사로 참여해서 공군의 4대 핵심가치인 도전, 헌신, 전문성, 팀워크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또 누구든 그것만 잘 실천하면 성공적인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그 말을 한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강의 시작 전, 나는 장교 식당에서 공군 교육사령부의 지휘관 및 참모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그 자리에서 어느 공군 병사의 선행 얘기를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 그 주인공은 지난 8월 21일 전역한 공군 제11전투비행단 102전투비행대대 소속의 손유승 병장이다. 그는 24개월의 군 복무기간 동안 아껴 저축한 320만원을 하늘사랑장학재단에 기부했다. 사병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다.

군 관계자로부터 그의 연락처를 알아낸 후 30여분간 통화를 했다. 마침 그는 전역을 앞두고 집에서 말년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 그런 기부를 결정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2년 동안 훌륭한 지휘관들 밑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그냥 공군이 고마웠습니다. 또 제가 102전투비행대대 작전정보운영체계(CQ)병으로 근무하며 불철주야 항공작전에 임하는 전투조종사들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물론 제 업무는 보조업무에 불과했지만 늘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4월 6일 F-15K 전투기 추락사고로 최필영 소령님과 박기훈 대위님이 순직했습니다. 무척 안타깝고 슬펐습니다. 그 분들은 CQ병에게 ‘너희가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는 격려 말씀과 함께 치킨을 종종 사주셨습니다. 더욱이 제가 2년 동안 실전상황의 스크렘블(비상출격)을 2번 경험했는데, 그때마다 전투조종사들이 비상한 각오로 비행임무완수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가 공군 전투조종사들을 가장 존경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역을 앞두고 군 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보살펴준 102전투비행대대의 멤버들과 순직하신 전투조종사의 유족 분들께 작은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부모님과 상의했더니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또 대대장님께 제 뜻을 밝히자 놀라시며 단장님과 상의해서 뜻 깊게 쓰도록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순직 조종사들의 유자녀를 돕기 위해 설립한 하늘사랑장학재단에 기부하게 된 겁니다. 다른 뜻은 없습니다.”

손 병장은 성균관대 2학년에 재학 중, 공군에 입대했던 젊은이다. 졸업 후에는 자기 전공과 4차 산업혁명을 접목시킨 새로운 비즈니스로 부모님처럼 착한 기업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속이 꽉 찬 젊은이였다. 제대한 후, 과거 자신이 모셨던 상관과 모군(母軍)을 고발하며 남 탓만 해대는 젊은이들을 보다가 모처럼 소속부대에 감사하고 지휘관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손 병장을 보면서 흐뭇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손 병장과 같은 젊은이들이 많아야만 우리 사회에 미래 희망이 있다. 이제 대학생으로 복귀했을 그의 앞날에 무궁한 영광과 행운이 함께 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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