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측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술 많이 마셔 일어난 일…징계 방침"

만취한 경찰관이 자신의 아파트 입구에서 휴대전화로 음주단속을 하다 이를 제지하려는 자율방범대원을 폭행한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27일 충남 태안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께 태안군 태안읍 남문리 한 아파트 주차장 입구에서 경찰서 소속 A 경장이 승용차에서 내린 주민 2명에게 '술 냄새가 난다'며 시비가 붙어 음주단속을 하려 했다.

음주단속 대상 주민은 태안읍 자율방범대원으로, 이날 열린 자체 행사에서 술을 마셨으나 운전대는 음주하지 않은 다른 동료가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A 경장은 이어 지나가는 차량까지 세워 단속하려 하자 자율방범대원 2명이 이에 항의하며 제지하려 했다.

그러자 A 경장은 "공무집행을 방해한다"며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율방범대원들은 112에 신고했다.

신고 과정에서 A 경장은 방범대원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기도 했다.

당시 A 경장은 사복 차림이었고, 술에 취한 상태였다.

더구나 그는 음주측정장비가 아닌 자신이 갖고 있던 휴대전화기를 꺼내 운전자에게 들이대고 음주단속을 하려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경장이 술에 만취해 인사불성인 상태여서 조사가 어렵다고 보고 신원만 확인한 채 방범대원들만을 상대로 피해 정도 등을 조사했다.

A 경장은 이날 열린 한 동호회 행사에 참석하고 회원들과 회식하면서 술을 마신 뒤, 다른 사람이 운전한 승용차를 타고 자신의 아파트에 온 것으로 전해졌다.

태안경찰서 관계자는 "원래 술을 잘 못 하는 A 경장이 기억을 하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셔 일어난 일로 보고 있다"며 "자세한 경위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징계위에 회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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