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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춘추]
윤범수 대전충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지난 3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기점으로 마침내 7월에 340억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부과가 발효됐다. 중국도 품목은 다르지만 미국산 대두 등에 동등한 규모와 강도로 맞서면서 G2간의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미국정부는 특정국가가 지속적으로 다른 국가에서 무역흑자를 창출한다면 해당 국가를 적으로 본다는 ‘무역안보론’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 관세부과 품목에서 알 수 있듯 중국 첨단기술의 도약을 사전에 대비하고 기술강국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중국의 기술굴기 이른바 ‘중국제조 2025’에 대해 본격적인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미국의 경제정책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의 패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써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을 사전에 막고자 같은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무리가 아닌 듯하다.

기원전 5세기 경 지중해의 맹주였던 스파르타는 급격히 성장한 아테네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되어 지중해 주도권을 놓고 전쟁을 벌인 것 처럼 신흥 강대국이 기존의 세력 판도를 흔들면 결국 양측의 무력충돌로 이어진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두 강대국 간의 무역전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지속되고 주변 신흥국들은 물론 전 세계가 악영향을 받은 지 2달여가 지나면서 부담을 느낀 양국은 미국 현지시각 8월 23일에 협상을 한다고는 하지만 차관급협상에서 얼마만큼의 의견 접근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중국과 미국은 우리나라의 1·2위 수출국이다. 무역협회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의 G2 무역전쟁 상황이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앞으로 300억달러 이상 감소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강대국 사이에서 항상 피해를 보고 있는 우리는 2016년 사드를 빌미로 중국이 우리에게 부렸던 한한령의 몽니를 경험하면서 발빠르게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중이다. 현 정부는 지난 해 11월 新남방정책을 본격시동했고 3월 베트남 및 7월 인도 국빈방문을 계기로 新남방정책을 가속화하면서 베트남과는 2020년에 1000억달러, 인도와는 2030년까지의 교역을 500억달러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정부의 新남방정책에 힘을 얻어 미국,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에서 벗어나는 계기로 생각하고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증권가의 오랜 격언도 글로벌 시장에서 새겨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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