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실적 저조… 명절 선물 마련 등 부담
규모 작을수록 더 열악… “직원들 인건비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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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전 유성구 소재 B중소건설사 대표는 내달로 다가온 추석이 정신적인 부담으로 다가온다. 실적 저조로 매출적자 부담을 떠안고 있는 가운데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몇 안되는 직원들을 보고 있자면 오너로서 안쓰러운 마음만 생긴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설에도 그 흔한 과일 한상자도 못줬는데 추석이 왜이리 빠르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며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해주는 직원들 볼 면목이 안선다”고 토로했다.

#2. 올해 초 회계직으로 채용된 지역 J건설사 직원은 최근 대표와의 면담을 마치고 부담을 가졌다. 그는 “입사 1년차도 안된 가운데 추석에 연차를 붙여서 쉬고 오라는 말이 달갑게만 다가오지 않았다”며 “회사 금전사정을 뻔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상여금은 기대도 안했지만 의도치 않은 휴가를 붙이는게 맞는 건가 싶을 정도”라고 푸념한다.

내달 추석을 앞두고 지역 건설업계는 벌써부터 침체된 분위기다.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실적저조가 악순환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의 사정에 따라 지급하던 마음의 선물(상여금·선물세트)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중소기업 400개사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상여금 지급계획을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회사는 지난해 대비 6.1%p 줄어든 54.1%를 기록했다.

이중 명절(추석) 상여급 감소 계획이 있다고 밝힌 업종은 지난해에 이어 건설업이 85%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암울한 통계는 지역소재 건설사의 규모가 '중견→중소' 갈수록 열악한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그나마 적자폭을 줄인 일부 건설사의 경우 상여금의 명분으로 소액을 전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기존 연봉에 포함된 정기상여금일 뿐 별도의 보너스로 분류되지 않고있다.

이는 건설사들이 수년전부터 건설경기가 여의치 않자 직원들의 급여를 연봉제로 전환, 추가 상여금 지급 부담을 이미 덜어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소건설사의 상황은 더욱 침울하다. 수주실적 저조에 따른 극심한 재정악화가 이어지면서 상여금은 커녕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 한 박스도 제공하기 어려운 실정에 놓이자 '추가휴무제'로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대다수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부진한 실적으로 상여금 지급에 대한 부담을 느끼며 직원들에게 반차·연차 사용을 권유하며, 임직원과 직원간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서로를 위안삼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내년 상반기 사업계획도 제대로 윤곽을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연이은 업계의 부진한 성적으로 민족 대 명절이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전체적인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상여금 지급은 고사하고 어렵게 채용한 직원들의 인건비도 한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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