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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잊었던 기본을 찾기 위한 노력

충청투데이 cctoday@cctoday.co.kr 2018년 08월 27일 월요일 제22면     승인시간 : 2018년 08월 26일 17시 29분
안양규 건양대 임상병리학과 교수

대한민국의 대학들은 지난 일주일을 긴장 속에서 보내면서 희비가 맛보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잣대를 가지고 진행된 대학기본역량평가의 1·2단계 평가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이번 평가 후 가장 큰 가장 충격으로 받아 들여졌던 것은 7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호남의 대형 사립대와 국립대 그리고 강원도에 있는 국내 최고의 사립대학의 지방 캠퍼스, 최근 국내 대학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무섭게 성장해 왔던 필자가 속해 있는 대학 등의 탈락이다. 이들 대학의 탈락은 모든 대학 관계자와 교육부 정책관계자들에게 꾸준히 회자돼 왔다. 이변의 대학들은 그간 정부 국책사업도 꾸준히 수주하면서 나름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선봉에 서오기도 했으나 지난 몇 개월간 진행돼 왔던 대학기본역량평가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그간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진행돼 왔던 정책에서 정부 주도의 대학 간 경쟁을 통한 정부 시책의 실현을 위한 미래의 교육방향이 주요 기준이었다. 그러나 이번은 우리 대학들이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한 대학 교육 기본역량이나 고등교육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지를 평가는 기준으로 바뀌었다. 이런 부분에서 약간 소홀히 해왔던 대학이나 이런 부분을 간과해 왔던 대학들은 이번에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이변의 대학들은 그간 정부 정책 사업비를 받으면서 나름 높은 수준의 대학교육을 수행해 왔던 대학들이다. 학생들을 교육함에 있어서 정규과정에서는 다 채울 수 없었던 학생들의 핵심 역량을 다양한 비교과 교육과정을 통해 꾸준히 채워 왔다. 그리고 짧은 기간 동안 양질의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교수와 직원들을 채용해 왔고, 교육환경을 개선해 왔다.

이제는 현저히 줄어든 국책 사업비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이다. 줄어든 사업지원비에 맞게 모든 프로그램이나 인력을 감축한다면 이들 대학들이 쌓아왔던 대학교육명성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이들 대학들은 이제 기본역량에서 무엇이 부족한 가를 보고 부족한 것을 채우거나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이 해왔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의 지속이다. 그간 많은 교육프로그램 중에서 비교과 프로그램의 경우는 대부분이 국책 사업비를 충당해왔던 것들이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완성도가 높고 학생들의 핵심역량을 효율적으로 강화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의 선별과 함께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교비의 투입이다. 그래야만이 이들 대학이 쌓아 왔던 교육명성을 유지하면서 다시 대학교육의 강자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상대적으로 재원의 조달이 만만치 않은 사립대학은 재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국책사업지의 지원이 제한적인 만큼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양질의 교육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향후 3년 간 만큼은 재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 그래야만이 이들 대학이 표방하고 있고 설립 취지에 맞는 교육을 이뤄 나갈 수 있다.

그러는 가운데 기본역량을 갖추게 되고 3년 후 다시 절대적 대학교육의 강자의 위치로 찾아갈 것이다. 지난 3년 전 1주기 대학 구조개혁을 통해 진행된 대학의 변화를 살펴보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4년제 5곳 중 3곳이, 전문대 7곳 중 1곳이 폐교했고, 살아남은 대학 9곳 중 7곳이 또 다시 올해 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정원감축과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됐다. 게다가 유래 없는 학령인구의 감소로 교육시장에 혹한기가 불어 닥친 것이다.

이번 기본역량진단평가도 이런 환경에 맞춰 대학정원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정책으로 도입된 것이다. 그러나 학교당 입학정원을 고려할 때 감축이 필요한 정원은 5만 7000여명인데 평가 결과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대상 1만 여명은 17%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가 사전적으로 감축인원을 조정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어차피 2021년 이후 학령인구가 급감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대학들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개입하는 감축 규모는 최소화하고 대학 간 경쟁을 통한 ‘시장논리’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 속 불리한 위치에서 경쟁해야만 하는 이들 대학이지만, 그간 쌓아온 내공이 만만치 않은 대학들이다. 이들 대학들은 아마도 이번 기회가 다가오는 최악의 교육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혹독한 구조개혁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이 부족한 것인가를 찾아 채우면서 새롭게 태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위기가 기회라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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