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 밤·내 친구 브로리·열이 난 밤에

[아동신간] 빨간 열매·나의 여름

잠이 오지 않는 밤·내 친구 브로리·열이 난 밤에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빨간 열매 = 그림책 '종이 아빠', '할머니 엄마'를 펴낸 이지은 작가의 신작.

귀여운 아기곰 한 마리의 작은 모험을 그렸다. 혼자 일찍 일어난 아기곰은 머리 위로 톡 떨어진 빨간 열매의 맛을 보고 더 많은 빨간 열매를 찾아 열심히 나무를 오르기 시작한다. 곰에게는 빨간색의 무언가가 전부 열매 같기만 한데, 알고 보니 애벌레, 다람쥐, 벌집이다. 곰은 이들을 향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 나무 꼭대기에 올라 떠오르는 해를 보고는 '엄청 큰 빨간 열매!'라고 외친다.

아기곰의 생김새는 물론이고 해맑은 말과 행동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검은색과 빨간색만을 사용한 그림도 강렬하다.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마치 영상을 보는 것처럼 한 부분을 강조해서 보여준다. 이런 구성은 고요한 숲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이야기와 그림이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사계절. 64쪽. 1만2천500원.

▲ 나의 여름 = 신혜원 작가의 그림책.

따스한 시선으로 포착한 여름의 결정적 순간을 그렸다.

백로, 방아깨비, 도라지꽃, 콩, 강아지, 다슬기가 저마다 여름에 대해 말한다. 까맣게 익은 콩알은 "나가고 싶은 여름이야"라고, 낮잠 자던 강아지는 "쉿, 여름이야"라고, 막 꽃망울을 터뜨린 도라지꽃은 "뽕 뽕 피어나는 여름이야"라고 말한다. 천둥소리는 금세 까르르 터지는 웃음소리로 바뀌고, 지렁이는 사뿐히 미소를 짓고, 반딧불이가 여름밤으로 포르르 날아간다.

자연의 모든 존재에 깃든 저마다의 아름다운 소우주를 선명한 색채와 강렬한 붓 터치로 아름답게 그렸다.

제3회 보림창작스튜디오 수상작이다.

보림. 32쪽. 1만2천원.

▲ 잠이 오지 않는 밤 = 첫 책 '조랑말과 나'를 펴내며 주목받은 홍그림 작가의 신작.

어린이들이 보기에 재미있고 교훈도 있는 그림책이다. 낮에 친구와 싸우고 돌아온 재민이는 화가 나서 잠을 잘 수가 없다. 그때 방문을 열고 괴물들이 들어오고, 재민이는 이들을 데리고 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밤길을 나선다. 주인공 재민이 상상 속 괴물의 모습이 기발하고 귀여우며, 평소 아이가 지닌 화, 미움, 두려움 등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과정도 통쾌하다. 재민이는 복수에 성공하고 돌아온 뒤 생각만큼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음날 재민이는 친구와 금세 화해하게 된다.

창비. 52쪽. 1만3천원.

▲ 내 친구 브로리 = 이사랏 작가의 그림책.

제2회 비룡소 캐릭터 그림책 상 수상작이다. 응모작 중 창의성과 완결성, 시장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뽑힌 작품이다. 브로콜리를 소재로 만든 '브로리'와 공룡 '티노' 캐릭터가 무척 매력적이고, 이들의 갈등 구조도 재미있다.

브로리가 신나게 놀고 있을 때 꼬마 공룡 티노가 나타나 풀을 뜯어 먹는다. 그러다 티노는 그만 브로리 머리 한 조각을 덥석 먹어버린다. 화가 난 브로리를 보고, 티노는 미안해하다 무당벌레를 가져와 브로리 머리에 얹어준다. 그런데 무당벌레가 곧 날아가 버리자 티노는 다시 당황한다. 티노가 실수를 만회하려 애쓰는 와중에 뜻밖의 해결책이 나타난다.

비룡소. 40쪽. 1만1천원.


▲ 열이 난 밤에 = 김민주 작가의 그림책.

주인공 아이를 돌봐주려는 개구리의 노력과 정성이 사랑스럽게 그려졌다.

덥다고 찬 음료를 잔뜩 마신 건이는 밤새 열이 난다. 건이를 간호하던 엄마가 잠든 사이 어디선가 개구리 한 마리가 나타난다. 개구리는 엄마가 떠놓은 물에 몸을 흠뻑 적시더니 건이의 뜨거운 이마에 제 몸을 살포시 뉘어 식혀준다.

아픈 아이를 돌보는 가족들의 애틋한 마음을 개구리에 빗대 다정하게 그렸다.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책읽는곰. 40쪽. 1만2천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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