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산업 고도화” 조언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견실하게 성장해온 충남지역 IT산업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중국의 첨단산업 굴기와 미·중간 통상갈등 심화로 IT산업을 둘러싼 대외여건이 크게 변화하면서 수출이 감소하고 성장세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경제조사팀 배준성·김부경 과장이 발표한 ‘충남 IT산업 현황 및 잠재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지역 디스플레이 분야의 수출이 감소하고 최근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앞서 충남지역 IT산업은 중국과의 교역 확대, 수도권 규제 강화, 정보통신 혁명 진전 등으로 2000년대 들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충남지역 제조업 중 IT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1.4%이며 수출에서 동 산업의 비중은 69.1%에 달한다. 특히 IT산업내에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생산비중이 각각 23.1% 및 72.1%, 수출비중이 각각 63.7% 및 22.8%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대외적 여건이 요동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최근 중국이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공장을 신규 설립하는 공격적 투자를 실시했다. 또 미·중 통상갈등이 심화되면서 대중 수출비중이 높은 충남 IT산업에 악영향으로 작용되고 있다.

생산 품목들의 수출경쟁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주요 수출대상국이 중화권 국가에 집중돼 있어 일부 품목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충남 IT산업 생산이 올해 2분기 들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충남 IT산업의 한축을 담당하는 디스플레이 분야 수출이 크게 감소하고 시장점유율도 하락했다는 것이다. 충남지역 디스플레이 분야 LCD 수출은 2010년 17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6억달러(2010년 대비 -72.9%)로 급감했다.

이에대해 한국은행은 지역 IT산업의 고도화가 긴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는 발표문을 통해 “중국의 IT산업 투자 및 기술추격에 대응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 IT산업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우수 IT기업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정주여건 개선 등 투자환경 개선이 긴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대상국을 다변화해 미·중 통상갈등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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