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송 교수
▲ 김경민 교수
2개월 이상 지속시 급성 아닌 ‘만성’
만성복통, 기질적·기능성으로 구분
기질적-설사·체중감소…‘크론병’ 의심
기능성-스트레스…‘과민성 장 증후군’
전문가 상담해 정확 진단·치료 필요

소아나 청소년들이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이유 가운데 복통은 호흡기 증상 다음으로 흔하고 한다. 단국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건송 교수와 정신건강의학과 김경민 교수의 도움으로 소아청소년기에 자주 생기는 만성 복통에 대해 알아보자.

복통은 급성 복통과 만성 복통으로 나뉠 수 있다. 만성 복통의 기준은 복통이 시작된 후 2개월 이상 지속되면 교과서적으로 만성 복통으로 구분된다. 만성 복통은 기질적 복통과 기능성 복통으로 나뉜다. 기질적 복통은 위장관 자체의 원인으로 인해 즉, 위장관에 염증 반응 혹은 해부학적 이상 소견이 있을 때 나타난다. 기능성 복통은 위장관 자체의 염증 반응에 원인이 되지 않고 장관의 과민성이 증가함으로 인해 생긴다. 이는 복부에 가스가 차서 늘어나고 당겨지는 감각에 대해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낮아지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우울, 불안, 강박 등)에 의해서도 장관의 과민성이 증가할 수 있다.

실제 환자의 사례를 통해 두 가지 복통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첫 번째 환자 15세 기윤이는(가명) 3개월 전부터 복통이 시작됐고 심하지는 않았으나 지속적인 복부 불편감이 있었다. 2개월 전부터 식사량이 줄고 가끔씩 설사가 나오고 체중이 줄기 시작했다. 또 2주일 전부터는 항문 부위가 아프고 팬티에 농이 묻어 나와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했다.(기질적 복통 환자) 두 번째 환자 9세 지우는(가명) 2년 전부터 복통이 시작됐고, 최근 3개월 전부터는 일주일 3회 이상 30분 정도 배꼽 주변이 아파 얼굴이 창백해지고 토가 나오려고 하며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어 소아청소년과를 찾았다.(기능성 복통 환자).

위의 두 환자는 각각 기질적 복통과 기능성 복통의 대표적인 증상을 갖고 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을 때 ‘경고 증상’이라 부르는데 복통의 원인이 장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기질적 복통인 경우가 흔하다.

기성이는 체중감소와 함께 항문에 이상이 있는 뚜렷한 경고 증상이 있어 대장 내시경을 실시했다. 검사 결과 항문 누공이 동반된 ‘크론병’으로 진단됐다. 최근 들어 서구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소아 청소년에서 크론병 발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이를 사전에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의 인지가 중요하다.

지우는 뚜렷한 경고 증상이 없었으나 장내 이상 소견을 확인하기 위한 초음파 및 혈액검사, 대변검사에서도 모두 정상이었다. 증상에 대해 자세하게 문의했을 때 대변을 보고 난 이후 복통은 좋아진다고 했다. 평상시 불안과 강박적인 행동 등이 있다고 했다. 지우의 경우는 검사에서 모두 정상 소견을 보이며 기능성 복통 중 과민성 장증후군에 해당하는 증상을 보여 최종적으로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진단됐다. 환자와 어머니에게 장내에는 이상소견이 없는 기능성 질환임을 설명해 안심케 하고 규칙적인 식습관 및 장내에서 쉽게 발효되는 음식 섭취 조절 등에 대해 설명했다. 위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만성 복통 중에는 장내의 염증 및 이상 소견이 있는 기질적 질환과 장내에는 이상 소견은 없으나 장내 통증 감각에 대한 과민성이 증가하고 강박과 우울 등의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신체 증상으로 인해 복통으로 나타날 수 있는 기능성 복통으로 나뉜다.

치료 또한 복통을 일으키는 원인이 명확하게 있는 기질적 질환의 경우는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또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기능성 복통인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으므로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협진해 이 부분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만성복통이 있는 소아 청소년들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도움말=단국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건송 교수·정신건강의학과 김경민 교수

△기질적 복통의 경고 증상

-의도하지 않는 체중감소

-삼키는 것이 힘들거나 삼킬 때 아픈 증상이 있는 경우

-지속적인 구토 증상이 복통과 같이 있을 경우

-설사가 지속되고 밤중에도 설사가 있는 경우

-설명이 되지 않는 발열이 있는 경우

-소화성 궤양 및 염증성 장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혈변과 함께 설사가 있는 경우

-성장이 잘 되지 않거나 이차 성징이 잘 되지 않는 경우

-구강 궤양이 잘 생기는 경우

-피부 발진이 생기는 경우

-복통이 한쪽 부분만 국한된 경우

-항문에 누공 및 농양 등이 있은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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