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승주·송대섭 교수 연구팀
검출기술 구현… 정확도 높아

나노입자를 이용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진단 개략도.jpg
▲ ⓒ연합뉴스
국내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조류독감 바이러스 병원성을 30분만에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함승주 연세대·송대섭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고·저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감별하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22일 밝혔다.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방역의 핵심은 속도다. 현장에서 병원성 정도를 빠르고 정확하게 감별해야 신속한 방역체게를 갖출 수 있다.

현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진단에 사용하는 유전자 증폭이나 세포배양 등 방식은 전문 인력과 장비가 필수적이다. 정확한 진단까지 소요 시간이 길어 사실상 현장 검사는 어려운 실정이다.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한 진단 키트 역시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세포 침투 과정을 응용해 숙주세포 모방형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고병원성과 저병원성 AI 바이러스가 특정 효소에 각각 다르게 반응하는 점에 착안해 이들을 구분할 수 있게 했고, 감별 진단도 30분 이내로 대폭 줄였다. 트립신 효소를 처리하면 고·저병원성 바이러스 모두 활성화하지만, 퓨린 효소를 처리하면 고병원성 바이러스만 활성화한다.

이 차이를 이용하면 신속하게 병원성을 인지할 수 있다.

특정 효소에 의해 바이러스 융합 펩타이드(숙주세포와 결합하기 위해 나오는 물질)가 활성화하면 나노입자와 바이러스가 합쳐진다.

이때 발생하는 형광을 측정해 AI 바이러스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함승주 교수는 “바이러스 세포 감염 과정과 숙주세포 모방형 나노입자를 이용한 병원성 인플루엔자 신속감별 원천기술”이라며 “방역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글로벌프런티어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이날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표지에 실렸다. 해당 기술은 국내 진단기기 개발 전문업체에 이전돼 상용화 단계에 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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