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저출산 신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매년 수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017년 출생통계'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출생아 수는 35만7800명으로 전년의 40만6200명 보다 4만8500명(11.9%) 줄었다. 출생아 수가 이렇게 감소하기는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인구절벽이란 말이 실감난다.

무엇보다 합계출산율이 1.05명으로 떨어졌다는 건 심각한 일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일컫는다. 전년도(2016년) 합계출산율 1.17명보다 10.2%나 급감했다. 합계출산율이 1.10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5년 이후 12년 만이다. 우리나라의 인구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이 2.1명이고 보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68명)과 견주어도 차이가 너무 크다.

충청지역에선 세종시만 출생아 수가 늘었을 뿐 대전, 충남·북 모두 감소해 특단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대전·충북은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월평균 출생아 수 1000명이 무너지고 말았다. 지난해 대전의 출생아 수는 1만900명으로 월평균 출생아 수가 1000명에 못 미친다. 충북 역시 지난해 출생아 수가 1만1400명에 그치면서 월 출생아 수 1000명이 붕괴됐다. 충남의 출생아 수는 1만5700명으로 전년보다 9.4% 줄었다.

합계출산율이 1.3명 미만일 때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되는 데 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고만고만한 출산장려책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예산만 잔뜩 들어갈 뿐 오히려 출산율은 떨어지고 있다. 한 때 저출산 국가였다가 인구가 늘어나면서 저출산을 극복한 나라들도 꽤 있다. 이들 나라에서 분명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초저출산 국가라는 오명을 언제까지 뒤집어쓰고 있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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