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수만을 '서해의 보고'로 발전시키는 전략의 밑그림이 어제 나왔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청정한 수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천수만은 그동안 지역특성에 걸맞은 세부적인 관리 실행 계획이 가시화되지 않아 아쉬움을 주었다. '천수만권역 종합발전전략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천수만과 그 주변 지역 자연 환경과 해양 생태계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것은 적절한 비전 및 정책방향이라고 평가할만하다.

천수만의 해양생태학적 가치는 실로 막대하다. 어류의 최적 산란장이며 철새들의 낙원이라는 점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서해안 특성이 보전된 갯벌을 보유한 덕분이다. 1978년 '바다의 그린벨트'로 불리는 '수산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것도 바로 그래서였다. 산업화와 연안개발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수산자원을 보호하는 취지야 나무랄 데가 없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천수만의 해수 부영양화가 여간 심각한 게 아닌 것으로 확인된지 이미 오래다. 1987년 대규모 간척지 조성으로 해수의 유동량과 유속이 줄었고, 갯벌이 사라지면서 부영양화된 민물이 흘러들어 수질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간월호와 부남호 방류수의 영향을 받는 내측의 부영양화 지수가 가장 높다. 자칫 생태환경이 황폐화될 지경이다.

생태환경을 보전하면서도 이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고뇌한 흔적이 역력하다. 환경 보전을 최대 가치로 삼되 과도한 개발보다는 '활용'쪽에 방점을 찍은 것은 주시할 대목이다. 해양 생태계 보전, 해양오염원 관리, 연안 관리, 쾌적한 환경 조성, 도로·철도·공항·항만 등의 교통·물류 통합 및 효율적 연계, 문화재·관광지 정비를 통한 관광 특화 등의 세부실천계획에서 이를 읽을 수 있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실행력 확보다. 천수만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모델을 당사자들의 동의 아래 찾아내야만 한다. 민관협의체의 역할이 크다. 매달 지역주민협의회와 발전협의회를 통해 종합발전전략 세부 실천과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한다. 지속가능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내서 사업 추진 동력으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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