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곤파스 4시간여만에 한반도 통과 충남 이재민 1058명·사상자 발생
서산·태안 등 특별재난지역 선포 진행 느린 솔릭 더 큰 피해 우려

중형급 태풍 ‘솔릭’(SOULIK)이 과거 충남과 경기지역을 강타했던 ‘곤파스’(KOMPASU)와 유사한 경로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시 곤파스가 휩쓸고 간 충남은 불과 4시간여만에 1000억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특히 솔릭의 경우 곤파스보다 진행 속도가 더 느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더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2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2010년 9월 2일 서해안으로 상륙해 수도권까지 강타한 곤파스는 중심 기압 1008hPa(헥토파스칼), 중심 최대 풍속은 초속 30~40m에 달하는 중형급 태풍이었다. 진행 속도가 40~50㎞/h였던 곤파스는 약 4시간만에 한반도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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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곤파스가 할퀴고 지나간 충남에서는 총 1097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상당수의 주택이 슬레이트 지붕 구조였던 탓에 444동이 완파되거나 반파됐고 이재민 1058명(432세대)으로 집계됐다.

강풍에 날아온 기왓장에 머리를 맞은 80대 노인이 사망하는 등 5명의 사상자도 나왔다. 또 비닐하우스 424㏊가 설계기준(20~25m/s)을 훌쩍 넘어선 곤파스의 강풍(29.9~46.2m/s)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돼 피해액이 400억원을 넘어섰다.

항구에 정박했던 51척의 배는 반파되거나 완파됐으며 농작물은 2만 4977㏊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축사 284곳과 양식장 311곳도 강풍을 견디지 못해 파손됐고 32만 8018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이와 함께 학교(109개소)나 군시설(8개소)도 피해를 입었고 도로 17곳과 수도시설 4개소가 유실되는 등 도내 각지에서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 곤파스가 상륙한 뒤에는 268만 5000가구가 동시다발적인 정전사태를 겪기도 했다.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서산(421억원)을 비롯해 태안(332억원), 당진(122억원), 홍성(75억원), 예산(70억원) 등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악몽 같은 재난이 휩쓸고 간 충남은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주요 원인 등을 분석한 재해백서를 제작하는 등 예방책을 세웠지만 솔릭의 상륙을 앞둔 현재 상황이 녹록치 않다. 솔릭뿐만 아니라 솔릭의 영향권에 간섭해 진행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는 시마론(CIMARON)까지 같은 시기에 동해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솔릭의 강도가 제주 해상에서부터 서해안으로 이동하면서 점차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진행 속도를 고려하면 곤파스보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영향력도 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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