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449통. 무척이나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헛수고였음을 일컫는다. 국어사전에는 올라있지 않다. 그러나 참으로 많이 쓰이는 용어다. 유래는 고스톱 게임이다. "이런 빌어먹을! 따온 화투 패만 많고 화려하지. 개뿔! 영양가 없는 449통이네"

고스톱은 3점을 먼저 얻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3점은 광이 3패, 홍단 등의 띠가 3패일 경우다. 껍데기 12패일 경우도 3점을 얻는다. 특별 패, 쌍 피의 경우 한 패를 두 패로 계산하기 때문에 11패를 가져와도 3점으로 친다. 광 3패나 띠 3패면 승자가 되지만 화투 숫자 짝을 맞춰 패를 가져오는 게임이어서 실제 승리를 위한 최소 패는 6패다. 이 보다 최소 11패를 더 가져오고서도 승자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끗 4패, 띠 4패, 껍데기 9패 등 모두 17패를 가져와도 점수는 0점이다. 이를 449통이라 한다. 많은 패를 따왔지만 쓸데없는 패들이어서 아무 쓸모없는 꼴이 된 셈이다. 일단 3점 이상이 나면 ‘고’와 ‘스톱’을 결정해야 한다. 이때 상대방의 따다 놓은 패를 잘 살펴봐야 한다. 자칫 상대방이 뒤이어 3점 이상을 나면 이른바 독박을 쓰기 때문이다. 냉철한 상황판단이 중요한 게임이다.

우리는 실생활, 특히 재테크에서 449통을 자주 경험한다. 이것저것 관심을 두다 보니 정작 어느 것 하나 챙기지 못한다. 부산을 떨었지만 얻은 결과는 형편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빈 수레가 요란한 꼴도 스스로 경험한다. 이 모두 신주를 개가 물어간 딱한 사정이다. 결국 449통은 전략적 선택과 집중의 실패다.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 '쥐도 한 구멍을 파야 수가 난다'는 속담이 있다. 449통의 우를 범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모든 가능성에 대한 욕심을 버려라. 한 분야에 집중해라. 만약 449통에 빠지면 그 경험을 지혜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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