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그리던 남북이산가족이 어제 금강산에서 극적인 상봉을 했다. 2015년 10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의 남북이산가족 상봉이니 감개무량하다. 남측 이산가족 89명은 내일까지 2박3일간 북한에 머물며 가족들과 만나 회포를 풀게 된다. 많은 이산가족들이 상봉 전날 숙소에서 잠을 못 이뤘다고 한다. 생전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가족과의 만남인 만큼 잠이 올 리 없을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을 환영하면서도 안타까움은 여전히 남는다. 이런 속도라면 500회 이상은 해야 이산가족들이 모두 만날 수 있다고 한다. 통일부가 집계한 이산가족 등록자는 약 13만2000명이다. 이중 7만4000여명은 가족을 보지 못하고 사망했다. 대전·충남 이산가족 생존자는 2990명이다. 마지막 이산가족 상봉이 있었던 2년 10개월 전보다 439명이 줄었다. 이산가족 중에 고령자가 많아 생존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번 이산가족 방문단에 충청지역에서는 대전 1명, 세종 1명을 포함 모두 10명이 뽑혔다.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다. 방문단에 포함된 가족이나 탈락한 가족이나 모두 가슴이 아릴 것이다. 지척에 둔 이산가족을 못 만나는 아픔이야 이루 헤아릴 수 없을 터다. 생이별의 한을 풀어주려면 이산가족 상봉을 상시화 하고 상봉인원 수도 대폭 늘려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화상 상봉이라도 서두르자.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이산가족상봉의 속도를 내는 것은 남과 북이 해야 하는 인도적 사업 중에서도 최우선적인 사항"이라고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정기적인 상봉행사는 물론 전면적 생사확인, 상시상봉, 서신교환 등 상봉 확대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산가족들이 바라는 바이며 제발 그렇게 되길 기원한다. 이산가족들에게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생이별의 고통을 빨리 줄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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